"경제성장에 대한 긍정 전망 확산…추경 따른 경기개선 효과도"
국내외 경제연구기관·IB·증권사보다 높아…"체감 경기와는 온도차"
(서울=연합뉴스) 금융팀 = 국내 5대 시중 은행장들은 우리나라의 올해 경제 성장률이 2.7∼2.8%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수출이 우리 경제의 회복세를 이끄는 것으로 진단하면서 하반기 미국 기준금리 추가 인상에 따른 시중금리 상승이 우리 경제의 리스크 요인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국내 5대 은행장들은 26일 연합뉴스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우리 경제의 성장세를 긍정적으로 봤다.
위성호 신한은행장은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로 2.7∼2.8%를, 이광구 우리은행장은 '3%에 가까운' 성장률을,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은 상반기 2.7%, 하반기 2.8%를, 이경섭 NH농협은행장은 2.7%를 제시했다.
윤종규 KB국민은행장은 구체적인 수치를 밝히지 않았지만 "국내 경제 성장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이 확산되고 있다"며 "하반기에도 일자리 추경에 따른 경기개선 효과 등으로 경기 회복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은행장들의 경제 전망은 대체로 국내외 경제연구기관, 투자은행(IB), 증권사에 견줘 약간 높은 편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한국의 경제 성장률을 2.6%로 전망했다. 국제금융센터가 취합한 10개 투자은행의 성장률 전망치는 2.6%였다.
한국은행은 현재 2.6%인 성장률 전망치를 다음 달에 올릴 것임을 시사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2.5%, LG경제연구원은 2.6%로 제시했다.
은행장들은 수출이 경제 성장을 주도했지만 그 한계 역시 분명하다고 평가했다.
위성호 신한은행장은 "상반기 경기 반등의 이면에는 대기업 중심의 수출 회복이라는 한계가 있다"며 "아직 가계가 피부로 느끼는 실질 경기 회복과는 다소 온도 차이가 있다"고 지적했다.
함영주 하나은행장은 "유가 상승에 따른 수출 증대 효과의 지속력이 제한적이고 IT(정보기술) 관련 기업의 실적 호조에 따른 수혜도 경기 파급력이 크지 않다"고 진단했다.
이경섭 농협은행장은 "지난해 이후 상품수출이 회복세로 전환했다"면서도 "유로존 분열, 미국의 탄핵정국, 중국의 금융시스템 등 리스크 발현으로 글로벌 경기 회복세가 재차 침체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결국 수출과 내수,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경기의 간극을 좁히기 위해 정부의 노력이 필요하며 새 정부의 정책이 그런 간극을 메워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이광구 우리은행장은 "정부의 재정지출 확대, 일자리와 소득 중심의 내수 진작 정책에 힘입어 소비도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함영주 하나은행장은 "적극적인 재정지출 노력에 힘입어 소비를 중심으로 국내 경기 회복세가 보강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국내 은행장들은 하반기 최대 이슈이자 리스크 요인으로 미국 금리 인상을 꼽았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금리의 추가 인상은 물론 보유자산 축소를 예고한 바 있다.
미 연준의 이런 움직임은 국내 시중금리 상승으로 이어지며 다양한 연쇄반응을 낳을 수 있다.
윤종규 국민은행장은 "미 연준의 금리 인상과 보유자산의 단계적 축소로 본격적인 금리상승 사이클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위성호 신한은행장은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속도가 예상보다 빨라질 경우 국내 금리 인상 부담은 물론 가계부채 관련 변동금리 차주 등의 부담도 가시화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광구 우리은행장은 "금리상승으로 이자 상환 부담이 늘어남으로써 취약계층 대출의 부실화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함영주 하나은행장은 "미 연준의 금리 인상과 보유자산 축소는 장기 초저금리 기조라는 은행업권의 영업환경에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경섭 농협은행장은 "하반기 최대 이슈는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국내 금리상승의 반응 시차"라며 국내 시장금리 상승 리스크, 자본대전환기의 도래, 외국인 자본의 유출로의 전환 등을 미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리스크로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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