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살린 장의사들…'에볼라 영웅' 뒤늦게 조명

입력 2017-06-25 09:00  

사람 살린 장의사들…'에볼라 영웅' 뒤늦게 조명

염습봉사 업적 추산…"1만여명 감염 차단·창궐 종식"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서아프리카의 2014∼2015년 에볼라 창궐을 돌아본 보고서 하나가 비상한 주목을 받는다.

에볼라 종식을 이끈 영웅들의 이야기인데 주인공이 정치인, 의료전문가, 국제기구 행정가가 아닌 교사, 대학생들 같은 평범한 이들이다.

국제 학술지 '플로스 열대질환'에는 '서아프리카 에볼라 발병기 때 안전하지 않은 매장, 위험인자 탓에 발생한 2차 감염 건수 추산'이라는 보고서가 지난 22일 게재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추가 감염을 막기 위한 장례 자원봉사자들의 역할이 눈부셨다.

당시 기니, 라이베리아, 시에라리온 등지에서는 2만8천여명이 에볼라에 감염돼 그 가운데 1만2천310명이 결국 숨졌다.

보고서는 에볼라 사망자의 시신을 묻는 작업이 전염을 차단할 핵심 작업이었다고 밝혔다.

에볼라가 체액을 통해 전염되는 까닭에 전통 장례식이 창궐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사랑하는 이들의 시신을 씻는 등 염습을 하는 지역 장례절차 때문에 감염된 적지 않았다.

보고서는 이 과정에서 적십자 자원봉사자로서 가족과 지역 공동체 대신 장의사로 나선 이들의 역할을 주목했다.

분석 모델을 만들어 이들의 공로를 계량화하려고 시도했다.

연구자들은 의료진의 예방조치 없이 이뤄진 에볼라 사망자의 장례식 45건을 분석했다.

그 결과 총 310명이 시신과 접촉했고 장례식 1건에 평균 2.58명이 에볼라에 전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이를 토대로 장례를 대행한 자원봉사자들이 최소 1천411건, 최대 1만452건의 추가 감염을 막았다고 추산했다.






연구자들은 공로를 아주 짜게 계산했다고 밝혔다.

장례와 관련한 민감하고 개인적인 정보를 수집하는 데 제약이 있었기에 실제 영향력이 훨씬 클 수 있다는 것이다.

자원봉사자들은 보호장구로 중무장하고 사망자 자택을 방문해 시신을 운구, 매장하는 일을 맡았다.

그 과정에서 슬퍼하는 가족과 지역 공동체를 달래는 역할까지 떠안아야 했다.

적십자에서 보수를 받은 이들 봉사자는 학교 교사나 대학생과 같은 평범한 서아프리카 주민들이었다.

봉사자들은 에볼라 사망자를 염습하는 장의사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지인들로부터 위험한 인물로 낙인이 찍혔다.

시에라리온에서 2014년 자원봉사에 나선 모하마드 카마라는 영국 BBC방송 인터뷰에서 "아주 힘든 일이었다"고 회고했다.

사람들이 자기 근처에 오는 것조차 겁을 냈다고 털어놓았다.

카마라는 "중요한 일을 하고 있다고 격려를 받았는데 어쨌거나 우리는 그 전쟁에서 승리했다"며 "에볼라 전염을 끝내려고 우리가 한 일의 효과를 사람들이 이제 이해한다니 기쁘다"고 덧붙였다.

jangj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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