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에서 성숙, 양에서 질, 속도에서 깊이로" 6개 분야 실천 규약
(하동=연합뉴스) 지성호 기자 = "슬로∼ 슬로∼"
느리게, 천천히 사는 도시 경남 하동 악양 주민들이 조선시대 향약(鄕約)을 응용한 '슬로시티 향약'을 만들었다.
26일 하동군에 따르면 2009년 국제슬로시티로 지정된 악양면사무소는 우리 전통과 인간성, 환경 등을 보존하며 느린 삶을 추구하는 슬로시티취지에 부응하려고 '악양 향약'을 제정했다.
향약은 조선시대 유교숭배 배불정책에 따라 향촌 사회에 도덕적 질서를 확립하고, 미풍양속을 진작하며 각종 재난 시 상부상조하는 자치규약으로 향촌규약(鄕村規約)의 준말이다.
슬로시티악양주민협의회 회원들은 피폐해가는 인간성을 회복하고 주민 중심의 지속가능한 공동체를 이루기 위해 향약을 제정하기로 했다.
회원들은 지난해부터 수차례 논의 끝에 올들어 지난 2월 향약 초안을 마련했다.
이어 한국슬로시티본부 감수와 악양면 최고 의사기구인 악양면발전협의회 최종 승인을 받았다.
악양 향약은 음식과 건강생활, 전통과 미풍양속, 교육·문화, 환경과 자연보호, 산업경제·농업, 사회질서와 안전 등 6개 분야 실천 규약으로 구성됐다.
구체적으로 향토음식을 먹고 적절한 운동과 여가활동을 통해 건강한 삶을 살아가며, 전통놀이와 미풍양속과 같은 고유의 문화를 보전하자는 것이다.
특히 자녀에게 어른 공경과 이웃 사랑의 예를 가르치고 어른들이 먼저 본이 되는 삶을 살아가는 게 골자다.
또 쓰레기를 줄여 환경오염을 막고 지역 문화 복원과 함께 미래가치가 높은 농업 육성 등 지역경제의 활성화를 도모하며 사회질서를 지키고 안전을 생활화하기로 했다.
조문환 악양면장은 "향약을 실천하면 문화와 생명과 인정이 살아 숨 쉬는 고장으로 거듭날 것으로 확신한다"라고 말했다.
shch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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