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인천 파라다이스시티서 콘서트
(영종도=연합뉴스) 박수윤 기자 = 한국에서 유난히 사랑받는 해외 아티스트들이 있다.
문학에는 프랑스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 음악에는 미국의 팝스타 브라이언 맥나이트가 바로 그렇다.
'6,8,12', '원 래스트 크라이'(One last Cry) 등으로 1990∼2000년대 높은 인기를 누린 브라이언 맥나이트(48)가 24일 밤 인천 영종도 파라다이스시티 뮤직 라운지 '루빅'에서 내한공연을 열었다.
맥나이트의 전성기를 이끈 감성 풍부한 목소리와 화려한 기교는 여전했다. 노래는 100% 라이브였다. '한물갔다'는 조롱이 그를 따라다닌 적도 있었지만, 여름밤을 적신 그의 생생한 목소리는 달콤함을 잃지 않았다.
소규모 공연장은 맥나이트와 스탠딩석의 관객 간 거리를 불과 3m 안으로 좁혔다. 공연장을 메운 300여 명의 팬은 맥나이트와 함께 추억 속으로 빠져들었다.
이날 맥나이트는 '백 앳 원'(Back at one)', '유스드 투 비 마이 걸'(Used to be my girl), '슈다 우다 쿠다'(shoulda, woulda, coulda), '베터'(Better), '6, 8, 12', 'Fall 5.0', 등 열다섯 곡을 60분 동안 선보였다.
특히 '수퍼 히어로'(Super hero), '에브리싱'(Everything) 등에선 직접 기타 연주를 선사했다. 프로듀서이자 피아노, 기타, 베이스, 드럼 등 여러 악기를 자유롭게 다루는 맥나이트의 유연함이 여과 없이 드러났다.
지금의 그를 있게 한 명곡 '원 래스트 크라이'(One last cry) 순서에선 직접 건반을 치면서 화려한 편곡에 호소력 있는 목소리를 얹었다.
맥나이트의 방한이 '추억 팔이' 아니냐고 의심했던 마음이 눈 녹듯 스러지는 순간이었다.
다만, 공연 운영에는 아쉬움이 남았다. 아티스트를 뒷받침하는 코러스나 세션은 전무했고, 반주음악(MR)만 플레이됐다.
맥나이트가 가창, 기타 및 건반 연주까지 도맡은 '맥나이트의, 맥나이트에 의한, 맥나이트를 위한' 무대였던 셈이다.
그러나 세련된 매너가 무대의 공백을 메웠다.
맥나이트는 공연 중간중간 "감사합니다" 라고 한국어로 인사를 건네는가 하면, 관객들의 앙코르 요청에 기꺼이 무대로 다시 올라 '스틸'(Still)을 선사했다. 관객과 일일이 하이파이브를 하는 여유도 보였다.
1991년 1집 '브라이언 맥나이트'로 데뷔한 맥나이트는 199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어번(Urban) R&B 장르를 대표하는 뮤지션이다.
총 2천만 장의 앨범 판매량을 기록했고 16차례나 그래미상에 노미네이트됐다.
데뷔 27년차 가수지만, 지난해 싱글 '에브리싱'(Everything)과 정규앨범 '베터'(Better)를 내놓고 월드 투어를 이어오는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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