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팔순을 앞둔 영문학자이자 창비 명예편집인인 백낙청(79) 서울대 명예교수가 지난 10년간 대담, 토론, 인터뷰에서 구술한 내용을 담은 '백낙청 회화록' 6∼7권이 출간됐다.
출판사 창비가 펴낸 이번 회화록은 2007년에 간행된 총 3천여 쪽 분량의 백낙청 회화록 1∼5권에 이은 후속편이다.
백낙청 회화록 6∼7권에는 이명박 정권이 들어서기 전인 2007년 9월부터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을 이끈 촛불집회가 한창 열릴 무렵인 2016년 12월까지의 대화가 실렸다.
백 명예교수는 이 기간에 시인 고은, 정치인 이해찬·김종인·윤여준, 방송인 김미화·김제동, 보수와 진보를 대표하는 학자인 안병직·최장집 등 다양한 인물과 만나 자신의 소신을 밝혔다.
그는 이명박 정부에서 남북 관계가 경색 국면으로 돌아선 것을 지켜보면서 '87년 체제'를 극복하고 한반도식 통일, 복지·생태와 결합한 민주개혁을 골자로 하는 2013년 체제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그러나 2012년 19대 총선에서 당시 여당이던 새누리당이 과반 의석을 차지하고 박근혜 후보가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범야권의 원로모임에서 활동한 백 명예교수의 2013년 체제는 실현되지 못했다.
이에 대해 백 명예교수는 총선과 대선 패배의 원인이 선거의 승리에 집착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더 넓은 의미에서 새로운 체제를 논의해야겠다고 결심한다.
그는 "어떻게 보면 더 복잡하고 다소 구질구질한 형태로 새 시대의 건설이 진행될 것"이라고 내다보면서 "각자 처한 위치에서 스스로 사회의 기초체력을 키워나가는 데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해 12월 '촛불민심'을 지켜본 백 명예교수는 "광장의 민심이 끊임없이 개입하는 메커니즘을 개발해야 한다"면서 "시민사회가 독자적인 기구를 만들어 정치권에 원하는 바를 강력하게 요구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후기에서 "지난 10년은 우리 역사에서 유달리 혼탁하고 답답한 시기였다"면서 "이번 회화록은 이 시기에 나도 순응과 타협을 거부하는 쪽에 섰다는 증거는 되어주리라고 본다"고 적었다.
6권 676쪽, 7권 624쪽. 각권 2만8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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