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복 유조차서 앞다퉈 기름담다 '펑'"…'안전불감'탓 140명사망(종합)

입력 2017-06-25 17:57   수정 2017-06-25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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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복 유조차서 앞다퉈 기름담다 '펑'"…'안전불감'탓 140명사망(종합)

파키스탄 유조차 참사 피해자 대부분 인근주민…이슬람사원 '경고방송' 듣고 와

"현장서 담배 피웠다" 증언 속출…현지 경찰도 '담배꽁초 때문인 듯' 확인

(뉴델리=연합뉴스) 나확진 특파원 = 최소 140명이 한꺼번에 숨진 것으로 알려진 25일 파키스탄 동부 바하왈푸르 유조차 화재사고는 주민들의 '안전불감증'이 사고를 키운 것으로 알려졌다.


라디오 파키스탄 등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께(현지시간) 기름 4만ℓ를 싣고 가던 유조차가 고속도로에서 전복하자 인근 람잔푸르 조야 마을의 주민들이 유조차에서 흘러나온 기름을 가져가기 위해 통을 들고 앞다퉈 현장에 모여들었다.

주민들은 마을 이슬람 사원에서 스피커를 통해 '유조차 전복으로 기름이 유출되고 있다'는 경고 방송을 하자, 오히려 이를 듣고 현장에 모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이 주민들의 접근을 차단하려 했지만, 주민 수십 명이 모여 밀어붙이자 유조차로 다가가는 것을 제지하지 못했다고 한 구조대원은 전했다.

몇몇 오토바이 운전자는 유리병으로 기름을 퍼 오토바이 주유구에 넣는 모습도 목격됐다.


목격자들은 유조차 주변에 주민들이 몰려든 지 10여분 만에 갑자기 폭발이 일어나며 불길에 휩싸였다고 말했다.

일부 목격자는 현장에 모인 주민 가운데 담배를 피운 사람이 있었다면서 이 때문에 기름에 불이 붙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파키스탄 경찰 당국은 초기 조사결과 누군가 버린 담배꽁초 때문에 불이 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당국이 지금까지 신원을 파악한 사상자 대부분은 현장 주변 주민들로 나타났다.

또 화재로 불탄 오토바이 수십 대 역시 대부분 주민들이 타고 온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은 한꺼번에 수백 명의 사상자가 발생하면서 피해자 구호에 어려움을 겪었다.

바하왈푸르 인근 병원들은 부상자를 다 수용할 수 없었을 뿐 아니라 화상전문 치료 설비도 갖춰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에서 가장 가까운 화상전문 병원조차 150㎞나 떨어져 있다.

파키스탄군은 육군 헬기를 부상자 이송을 위해 현장에 파견했으며 펀자브 주지사 전용 헬기 역시 부상자 이송에 동원됐다.


ra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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