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사망 확인받고 장례 치렀는데 "살아있다" 전화 걸려와
(서울=연합뉴스) 김아람 기자 = 미국에서 검시관이 사망자 신원을 잘못 확인하는 바람에 멀쩡하게 살아있는 사람의 장례가 치러지는 황당한 일이 일어났다.
24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지난달 6일 캘리포니아 주 파운틴 밸리에 있는 버라이즌 매장 뒤에서 한 남성이 숨진 채 발견됐다.
캘리포니아 와일도마에 사는 프랭크 J. 케리건(82) 씨는 오렌지 카운티 검시관실로부터 시신으로 발견된 이 남성이 정신 질환이 있으며 노숙 생활을 하던 아들 프랭크 M. 케리건(57)이라는 연락을 받았다.
시신 신원을 확인했느냐는 질문에 검시관실 관계자는 지문을 통해 신원을 확인했다고 답했으며, 가족들도 이에 의문을 제기하지 않았다.
슬픔에 빠진 가족들은 지난달 12일 2만 달러(약 2천277만원)를 내고 프랭크의 장례를 치르고 지역 묘지에 시신을 안장했다. 심지어 아버지는 입관한 남성의 머리를 어루만지면서 아들의 마지막 모습을 보고 있다고 믿었다.
그런데 장례식 11일 후인 지난달 23일 케리건 씨는 친구로부터 "네 아들이 살아있다"는 믿을 수 없는 전화를 받았다.
전화를 건 친구에게 아들을 바꿔달라고 하자 "안녕하세요 아버지"라고 말하는 아들 목소리가 들려왔다. 죽은 줄 알았던 아들이 살아있었던 것이다.
거리에서 숨진 사망자 신원을 잘못 확인한 검시관의 실수에서 비롯한 황당한 해프닝이었다. 검시관이 어떻게 시신 신원을 잘못 파악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케리건 가족 변호인 더그 이스턴은 "검시관이 시신 지문과 일치하는 지문을 데이터베이스에서 찾을 수 없어 대신 오래된 운전면허증 사진으로 사망자가 프랭크라고 확인했다"고 밝혔다.
가족들이 프랭크가 살아있다고 알리자 당국은 다시 지문을 이용한 사망자 신원 작업에 나섰고, 지난 1일 시신의 지문이 다른 사람의 지문임을 확인했다.
오렌지 카운티 검시관실의 대변인 레인 라가렛은 "케리건 가족이 불행한 사건으로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은 데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하며 "앞으로 이론 착오가 없도록 시신 신원 혼동 경위와 모든 관련 정책과 절차에 대해 내부 조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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