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 낀 에이스' 박세웅, 롯데 대선배 최동원상까지 노린다

입력 2017-06-25 21:20  

'안경 낀 에이스' 박세웅, 롯데 대선배 최동원상까지 노린다

9승 2패 평균자책점 2.08…승수 공동 2위·평균자책점 단독 2위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KBO리그 최고의 토종 투수는 2014년부터 '최동원상'을 받고 있다.

고(故) 최동원(1958~2011년)은 롯데 자이언츠를 상징하는 전설적인 투수다.

2014년 양현종(KIA 타이거즈), 2015년 유희관에 이어 지난해에는 장원준(이상 두산 베어스)이 수상자로 선정됐다.

올해는 어쩌면 롯데에서 최동원상 수상자가 나올지도 모른다. 지금까지 활약상만 보면 박세웅(22)이 그 주인공이 될 가능성이 크다.

박세웅은 어린 나이에도 이미 롯데의 실질적인 에이스로 활약하고 있다.

에이스의 가치는 2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방문 경기에서도 드러났다.

박세웅은 이날 선발 등판해 6⅔이닝을 2실점으로 막았다.

롯데는 박세웅의 호투와 전준우의 3점 홈런 등에 힘입어 4-2로 승리해 두산과의 3연전을 2승 1패의 위닝시리즈로 마무리했다.

위기도 있었다.

박세웅은 4회말 2사 2루에서 양의지와 민병헌을 연속으로 몸에 맞는 공으로 내보냈지만 이어진 만루에서 오재일을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해 위기를 넘겼다.

결국, 박세웅은 시즌 9승(2패)째를 올리며 에이스의 가치를 증명했다. 평균자책점은 2.03에서 2.08로 조금 높아졌다.

승수는 헥터 노에시(11승)에 이은 양현종(9승·이상 KIA)과 공동 2위, 평균자책점은 임기영(1.82·KIA)에 이은 단독 2위다.

다만, 양현종은 평균자책점이 3.75으로 다소 높고 임기영은 지금까지 7승을 거둬 이 부문에서 박세웅한테 못 미친다.

한편 박세웅은 이날 경기 뒤 승리를 기뻐하는 대신 양의지와 민병헌에게 미안한 마음을 표현했다.

그는 "오늘 팀의 승패를 떠나 상대 팀 두 선수가 몸에 맞는 공으로 빠지게 돼 걱정스럽고 미안하다"며 "큰 부상이 아니어서 빨리 그라운드에 복귀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양의지와 민병헌은 병원 검진 결과 박세웅의 바람대로 특별한 이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은 롯데의 올 시즌 72번째 경기였다. 올해 정규시즌의 정확히 절반을 치렀다.

시기상조이긴 하지만 박세웅이 전반기처럼만 후반기에 해준다면 최동원의 계보를 잇는 '안경 낀 에이스'로서 '최동원상'까지 품에 안는 영광을 누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ksw08@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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