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조 왕건 설화 깃든 '영암 여석산 연못' 관리 안된 채 방치

입력 2017-06-26 10:16  

태조 왕건 설화 깃든 '영암 여석산 연못' 관리 안된 채 방치

(영암=연합뉴스) 손상원 기자 = 고려 태조 왕건의 설화가 깃든 '신비의 연못'이 무관심 속에 방치되고 있다.

26일 전남 영암군에 따르면 영암군 신북면 월평리 여석산(礪石山)에는 둘레 30m, 수심 2∼3m 연못인 천지(天地)가 있다.

여석산은 높이 61m에 불과하지만, 왕건이 후백제를 토벌할 때 그의 군사들이 칼을 가는 숫돌을 캐낸 것으로 알려진 유서 깊은 곳이다.






여석산 돌 재질은 매끄러워 칼과 창을 날카롭게 갈기에 제격이었고 인근이 모두 평야 지대여서 다른 숫돌을 구하기도 어려웠을 것으로 추정된다.

왕건과 후백제왕 견훤의 격전을 모티브로 한 쌍패 농악은 지금도 전승된다.

이름도 숫돌을 뜻하는 여석산의 연못은 돌을 파낸 자리에 물이 고여 생겼다고 한다.

수량이 풍부해 물이 부족할 때는 관개용수로도 이용된 것으로 전해졌다.

아무리 가뭄이 심해도 마르지 않는 것으로도 유명한 이 연못은 최근 가뭄에 가장자리가 마르긴 했지만 비교적 평균 수위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쓰러진 나무, 무성한 잡초가 뒤엉킨 연못은 방치된 모습으로 탐방객의 인상을 찡그리게 하고 있다.

흙탕물에 아슬아슬하게 걸쳐 있는 쓰러진 나무는 을씨년스럽기까지 해 찾는 이조차 뜸하다.

주변에 설치된 안내판은 백과사전이나 고문에서 그대로 옮겨온 듯한 한자어로 가득 채워져 왕건 설화를 설명하기에는 크게 부족하다.

영암군 관계자는 "몇 년 전까지 주변을 정비하면서 운동시설을 갖추기도 했지만 최근 방치한 것은 사실"이라며 "나주를 중심으로 왕건 설화가 담긴 장소가 많고 여석산은 사적이나 유적지로도 등록되지 않아 관심이 뜸했지만, 실태를 파악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sangwon700@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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