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SCMP "시진핑, 홍콩 낱낱이 파악…정치·공무원 제도 관심"
(홍콩=연합뉴스) 최현석 특파원 = 홍콩 주권 반환 20주년을 맞아 이달 29일 홍콩을 방문할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1990년대부터 수시로 홍콩을 드나든 전문가라고 홍콩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6일 보도했다.
국가주석이자 당총서기,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으로서 중국 최고 실력자인 시진핑은 2012년 말 제18차 당대회로 권좌에 오르고 난 뒤 이번에 처음 홍콩을 방문한다.
하지만 시 주석은 초급 당간부 시절부터 대륙과 홍콩을 자주 오가면서 홍콩의 체제에 대해 누구보다 더 잘 파악하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1985년부터 시 주석과 친구로 지내온 홍콩 기업가 씨치칭(施子淸·78) 항퉁리소시스홀딩스 회장은 시 주석을 탐험가이자 정보 탐색가로 칭하면서, 그런 그가 홍콩의 정치·공무원 제도가 어떻게 중국의 주권 체계 내에서 기능하는지에 관심이 많았다고 소개했다.
중국의 내각 격인 국무원의 홍콩 관련 업무 자문을 해온 씨 회장은 "시 주석은 정부 관리로서 한 나라가 어떻게 두 개의 정치·행정·사법·시장체제로 작동할 수 있는지를 이해해야 했다"며 "시 주석이 홍콩을 방문하면 매번 하루이틀 머물렀다"고 전했다.
시 주석의 잦은 홍콩 방문 행보는 부친 시중쉰(習仲勳·1913∼2002) 전 부총리가 홍콩과 인접한 선전(深천<土+川>)에서 노후를 보낸 1990년대 시작됐다고 씨 회장은 전했다.
이어 시 주석이 허베이(河北)성 정딩(正定)현 당서기를 지내다가 1985년 후야오방(胡耀邦·1915∼1989) 당시 총서기의 며느리인 안리(安黎) 푸젠성 샤먼(廈門)시 부시장의 후임으로 전격 발탁되면서 홍콩 관리들과 자주 접촉한 것으로 전해졌다.
안리는 사치스러운 생활방식과 오만한 태도로 홍콩 현지 관리와 주민의 원성을 사 강제로 퇴임했으나, 후임 시진핑은 매우 인기가 있었다고 한다.
홍콩·푸젠사단연회 명예회장인 씨 회장은 "시 주석은 당시 샤먼 부시장이었지만, 공공기숙사에서 거주하면서 자신의 옷을 직접 빨았다"고 소개했다. 씨 회장은 이어 "시 주석이 겸손했다"며 홍콩 관리들은 성급(省級) 지방간부로 자리를 옮긴 시 주석에게도 정중하고 따뜻하게 대우할 정도였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2002년 저장(浙江)성 성장으로 선임될 때까지 17년간 푸젠 성에서 주요 보직을 역임하면서 홍콩과 인연을 쌓았다.
프레더릭 마(馬時亨) 홍콩 MTR(香港鐵路) 회장은 시 주석이 저장성 서기이던 2004년 무역촉진을 위해 홍콩을 방문했을 때 야경 관람을 요청했다고 회상하면서, 당시 흔한 야경 관람지인 '피크' 대신 '국제금융센터(IFC) 원' 빌딩 88층에 있는 홍콩금융관리국(HKMA)으로 안내했다고 기억했다.
마 회장은 "시 주석이 홍콩의 금융시장에 대해 배우는 데 관심이 있었다"고 전했다.
한편, SCMP는 유명 소프라노인 시 주석 부인 펑리위안(彭麗媛) 여사도 2004년과 2007년 홍콩에서 열린 주권반환 축하 행사에 참석한 적 있기 때문에 이번 홍콩 방문이 낯설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펑 여사는 2004년 홍콩체육관에서 열린 주권반환 7주년 기념식에서 쑹쭈잉(宋祖英), 옌웨이원(閻維文) 등 중국 인민해방군(PLA) 예술인 400명과 손잡고 중국 군인이 집과 부모를 그리워하는 이야기를 그린 '나의 조국(我的祖國)'을 불렀다.
퉁치화(董建華) 당시 홍콩 행정장관은 공연 후 무대에 올라 공연자들에게 감사를 표하고 매년 와서 격려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펑 여사는 2007년 축하 행사에서는 국가 통합에 대한 열망을 표현한 노래를 불렀다.
후진타오(胡錦濤) 당시 국가주석이 공연 말미에 무대에서 펑 여사 등과 함께 '가창조국(歌唱祖國)'을 불렀다.
앞서 펑 여사는 1999년 봉황위성TV 토크쇼에 출연해 성공적인 인물을 찾았는지를 묻는 말에 "당신은 (시 주석이) 성공할 것이 틀림없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내가 매우 행복한 이유"라고 답했다.
시 주석 내외는 29일부터 사흘간 홍콩을 방문해 홍콩 반환 20주년 기념식과 캐리 람(林鄭月娥·59·여) 행정장관 당선인의 취임선서식 등에 참석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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