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위에 재수사요구권 줘 경찰 통제력 강화해야"

입력 2017-06-26 14:00  

"경찰위에 재수사요구권 줘 경찰 통제력 강화해야"

진교훈 경찰개혁TF 단장, 국회 토론회서 주장




(서울=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경찰위원회에 재수사·감찰조사 요구권을 줘 경찰에 대한 실질적 통제권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경찰 내부에서 나왔다.

7명의 위원으로 이뤄진 경찰위원회는 경찰의 민주성을 확보하고 정치적 중립성을 보장하기 위해 설치된 심의·의결 기구다. 취지와는 달리 경찰의 '거수기'로 전락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진교훈 경찰청 경찰개혁 태스크포스 단장(경무관)은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더불어민주당 표창원 의원 주최로 열린 '경찰권의 바람직한 통제방안' 토론회에서 "현재 경찰위원회는 경찰권 남용에 대한 민주적 통제라는 역할을 하는 데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면서 이처럼 주장했다.

진 단장은 "경찰법에 경찰위의 심의·의결 결과에 대해 법적인 구속력을 발동할 수 있는 근거조항이 없고, 선 시행 후 심의를 받는 경우 이를 제재할 수단도 마땅치 않아 경찰위가 본래의 역할을 못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심의·의결 내용의 구속력을 명확화하는 법 조항을 신설해 경찰위의 민주적 통제 실효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일본처럼 경찰관의 권한남용이나 인권침해 사건, 부당한 수사지휘, 주요 비위사건에 대한 감찰조사요구권을 경찰위에 부여하고, 경찰청이 감찰 결과를 위원회에 보고토록 의무화해야 한다. 필요한 경우 경찰위에 재수사 요구권도 주는 등 경찰에 대한 실질적인 통제권한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노섭 한림대 교수는 나아가 경찰위원회가 경찰 정책에 대한 최종결정권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교수는 "27년간 경찰위가 거부한 안건이 단 3건에 불과할 정도로 의결권은 유명무실해졌다"라면서 "경찰위가 자문 역할에서 벗어나 실질적인 통제·관리 기능을 하려면 경찰위의 결정이 최종적인 종착역으로 자리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1991년 설치된 경찰위는 올해 5월까지 회의를 400회 열어 2천834개 안건을 심의했다. 의결이 필요하지 않은 보고안건을 제외한 안건은 1천878건이었다.

이중 원안의결은 1천510건으로 전체의 80.4%나 되며, 수정의결은 263건(14%), 보류는 102건(5.4%), 부결은 3건(0.2%)에 불과하다.

이날 토론회 참석자들은 경찰의 인권침해를 방지하는 방안에 관해서도 논의했다. 대규모 시위 관리·진압 과정을 시민이 감시하고 통제하는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많았다.

국가인권위원회 김원규 조사관은 "예를 들어 경찰이 용산 남일당 농성자 진압작전을 검토할 때 그 과정에 시민 대표가 관여해 인권침해 발생 가능성에 대한 사전적 평가를 하도록 하고, 위험성이 높을 때는 작전 채택을 사전적으로 통제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ah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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