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연합뉴스) 김선호 기자 = 지난 23일 밤 부산 영도구의 한 주택에서 발생한 도시가스 폭발 화재 당시 이웃 남성들의 신속한 조치로 큰 피해를 막은 사실이 밝혀졌다.
26일 부산 항만소방서 등에 따르면 23일 오후 10시께 주택 2층 세입자인 최모(70) 씨는 이틀 후 이사를 하려고 짐을 싸던 중 담배를 피우려고 라이터 불을 켰다.
순간 '펑'하는 소리와 함께 불이 났다.
최씨는 앞서 도시가스 밸브를 잠그지 않은 채 배관에 연결된 호스만 분리해 가스가 다량으로 새 나온 것을 모른 채 라이터를 켰기 때문이었다.
가스 폭발로 최씨는 얼굴, 팔, 다리에 전신 화상을 입었고 상의 속옷에는 불이 붙은 상태였다.
굉음을 듣고 나온 주택 1층에 사는 윤모(39) 씨는 2층으로 올라가 불이 붙은 최씨의 속옷을 벗기고 집 밖으로 구조했다.
이어 인근 슈퍼 집 주인 이모(60) 씨는 가게에 있던 소화기를 들고 와 신속하게 진화를 시도했다.
33㎡(10평) 남짓한 최씨 집이 불타고 도시가스 배관에는 시뻘건 불길이 치솟는 위험한 상황에서 윤씨와 이씨는 힘을 합쳐 소화기로 불을 끄고 도시가스 밸브를 잠갔다.
그 사이 이씨의 아내는 인근 주민을 대피시키고 좁은 길에 주차된 차량 주인에게 전화를 걸어 소방차가 진입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화재 신고 뒤 5분도 안 돼 119 소방대원이 도착했을 때는 이미 불이 꺼진 상태였다.
윤씨와 이씨는 불을 끄면서 유독가스를 들이마셔 병원에서 3일간 치료를 받고 퇴원했다.
항만소방서 관계자는 "윤씨와 이씨의 활약이 아니었다면 불길이 번져 더 큰 피해가 발생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항만소방서는 신속하게 불을 끄고 인명을 구조한 공로로 두 남성에게 감사패를 전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wink@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