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작년 3월 벨기에 브뤼셀 연쇄 테러를 저지른 범인들이 원래는 벨기에가 아닌 프랑스에서 폭탄을 가득 실은 차량을 이용해 테러를 저지르려 한 것으로 드러났다.
26일 프랑스 앵테르 방송에 따르면 2015년 3월 22일 32명의 목숨을 앗아간 브뤼셀 연쇄 테러의 주범 모하메드 아브리니(32)는 작년 8월 법정 진술에서 브뤼셀 테러가 원래 계획했던 테러는 아니었다면서 이같이 털어놨다.
그는 "(원래는) 시리아에서 하는 것처럼 폭탄을 가득 실은 트럭이나 승용차를 이용하려고 했다"고 진술했다.
아브리니를 비롯한 브뤼셀 테러범들은 원래는 프랑스로 넘어가 유럽 축구대회인 '유로 2016'을 표적으로 차량폭탄 테러를 저지르려 했지만, 핵심 조직원 살라 압데슬람(27)이 갑자기 체포되는 바람에 계획을 급히 수정한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프랑스 언론들의 보도에 따르면 아브리니와 그 동료들은 작년 3월 18일 브뤼셀 인근에서 체포된 압데슬람이 당국의 수사에 협조하고 있다고 판단, 애초 목표였던 '유로 2016'을 브뤼셀로 바꿔 나흘 뒤 자벤템국제공항과 인근 지하철역 등지에서 연쇄 테러를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아브리니는 법정 진술에서 "나와 압데슬람은 (목표 수정을) 반대했지만, 다른 조직원들이 찬성해 그대로 이행됐다"고 말했다고 프랑스 앵테르 방송은 전했다.
아브리니는 브뤼셀 공항의 폐쇄회로 카메라에 모자를 쓴 채 여행용 가방을 끌고 가는 모습이 찍혀 '모자 쓴 남자'라는 별칭이 붙기도 했다.
압데슬람과 함께 130명이 숨진 2015년 11월 파리 연쇄 테러에 가담했던 그는 작년 4월 벨기에에서 체포됐다.
아브리니가 털어놓은 차량폭탄 공격 수법은 극단주의 테러조직 이슬람국가(IS)가 시리아와 이라크 등 중동에서 주로 사용하는 수법으로, 유럽에서 사용하는 일은 극히 드물다.
그러나 최근 파리 샹젤리제 거리에서는 한 IS 추종자가 승용차에 가스통과 인화물질을 가득 싣고 경찰차량에 돌진하는 일이 발생, 프랑스 당국이 차량폭탄을 이용한 테러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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