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韓, 사드라는 큰 장애 없애야", 정의장 "中조치 납득못해"(종합)

입력 2017-06-26 19:55   수정 2017-06-26 20:05

中 "韓, 사드라는 큰 장애 없애야", 정의장 "中조치 납득못해"(종합)

中 전인대 부위원장, '사드철회' 노골적 압박…정 의장, 강력 반박

장핑 "韓, 중국이 보낸 신호 이행하고 타당하게 처리하길"

정 의장 "북핵 없으면 사드 필요 없다, 사드가 한중관계 흔들 사안인가"

(서울=연합뉴스) 서혜림 기자 = 정세균 국회의장과 장핑(張平)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부위원장은 26일 제2회 유라시아 국회의장 회의를 기념해 개최한 '양자면담'에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시스템) 배치 문제를 두고 신경전을 벌였다.

장핑 부위원장은 사드라는 장애를 없애야 한다고 주장했고, 정 의장은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중국의 노력을 촉구하면서 한 치의 양보 없는 공방을 벌였다.

특히 장핑 부위원장의 '강성 발언'을 두고는 문재인 대통령의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중국 측이 '견제구'를 날린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장핑 부위원장은 이날 서울 롯데호텔에서 정 의장을 만나 "한국 측이 사드 문제를 중요시하고, 사드 문제와 관련해 중국 측에서 보낸 신호를 잘 이행하기 바란다"면서 "중한 관계를 다시 건전하고 안정적인 궤도로 돌려놔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하신 후에 관련 문제에 대해 과거 정부와 다른 태도를 취하고 있는 것을 저희가 안다"면서 "한국이 사드 문제를 타당하게 처리해 중한관계의 발전에 큰 장애, 사드라는 큰 장애를 없애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이어 "(문 대통령이) 취임하신 뒤에 시진핑(習近平) 주석은 대통령에게 축전을 보냈고 통화도 했다"면서 "이는 중국 측이 중한 관계의 개선과 발전을 위한 선의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뉴스에서 보면, 문 대통령이 사드 문제는 국내 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면서 "국가적인 제도 차원에서 봤을 때 한국 국회가 이 문제에 대해서 일정한 역할을 발휘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중한 관계의 발전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문제가 사드"라면서 "이는 중국 측이 원하지 않는 것이다. 그래서 진심으로 한국 측과 중국 측이 서로 마주하고 나아가고, 이 문제를 타당하게 처리하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사드는 중국의 전략적 안전이익과 큰 관련이 있는 사항"이라면서 "한국이 이 중요성을 잘 알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 의장은 "과연 이 문제가 수교 이후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수천 년 역사를 가진 한중관계를 흔들만한 사안이냐에 대해서는 의구심을 갖는다"면서 "중국이 문제제기를 하고 관심을 가질 수 있지만, 사드 문제가 한중관계를 근본적으로 훼손하느냐에 대해서는 동의하기 어렵다"라고 반박했다고 김영수 국회 대변인이 전했다.

정 의장은 이어 "역지사지라는 말이 있다"면서 "북한이 핵실험을 계속하고 있고, 작년 미사일 실험을 24번이나 했고, 금년에도 계속하고 있다. 한국으로선 대책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만약 북핵 문제가 없었다면 사드를 도입할 필요도 없다. 한국은 어떤 식이든 북핵 문제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고 국민을 안심시키는 노력을 할 수밖에 없다"면서 "중국이 한국 입장에서 본다면, 과연 무슨 말을 할 수 있을지 잘 돌아봐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정 의장은 또 "사드와 관련한 중국의 대(對)한국 조치는 납득하기 어려운 점이 많고 지금도 마찬가지"라면서 "지금까지 양국 관계를 부인하는 중국의 결정은 저뿐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납득하지 못하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오래된 한중관계의 역사를 볼 때 이를 원점보다 더 후퇴시키는 것은 옳지 않다"면서 "사드 문제는 별도로 논의하더라도 다른 문제는 진행하는 게 온당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양국의 관계가 어떻게 발전돼 왔는지를 종합적으로 검토하자"면서 "미래지향적이고 양국의 협력을 강화하는 관계로 나아갈 수 있는 대승적 차원으로 해결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 의장은 "지금의 한중관계는 비정상이다"며 "정상화할 수 있도록 양국 국회가 할 수 있는 노력을 해야 한다. 비 온 뒤 땅이 굳어진다는 말이 있듯이 보다 나은 관계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하자"고 덧붙였다.

배석한 심재철 국회부의장은 "사드는 한국의 '죽느냐, 사느냐'의 생존문제로 중국 본토와는 상관없으므로 걱정을 안 해도 된다"면서 "한반도 비핵화에 중국이 많이 도와달라"고 말했다.

hrse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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