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중들 "화끈하고 공격적인 태권도에 매료"
장웅 위원 "국회의원 출마할까요?" 농담도
(전주=연합뉴스) 홍인철 기자 = 무주에서 열리는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참가차 한국을 찾은 북한 태권도시범단이 26일 전북도청에서 시범 공연을 했다.
이날 오후 북한 시범단 12명은 전북도청 공연장에서 단군을 시작으로 도산·원효·율곡·중근·퇴계·화랑·충무·광개 등 24개의 틀(품새) 등을 40여분간 선보였다.
전주의 한 호텔에 머물던 선수단은 시범 공연 2시간 전에 버스를 타고 전북도청에 도착해 비공개로 연습을 하기도 했다.
공연장에는 장웅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과 송하진 전북도지사, 리용선 국제태권도연맹(ITF) 회장, 시민 등 1천여명이 찾았다.
특히 고단자들이 겹겹의 송판을 단번에 깨고 한 여성이 여러 남자를 차례로 제압하는 호신술 시범 등이 이어지자 관중석에서는 '와∼'하는 환호성과 경탄이 쏟아졌다.
시범단이 각각의 공연을 마치고 준비하는 짧은 시간마다 관중들은 남북한 단일기를 흔들며 '우리는 하나다', '평화 통일' 등의 구호를 연호하며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시범단은 이 밖에도 맞서기, 손칼 격파, 앞차 부수기 등 한국 중심의 세계태권도연맹(WTF)의 태권도와 다소 다른 ITF의 여러 기술을 완벽하게 소개해 관중들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시범단의 북한 사회자는 마지막 공연을 소개하면서 "북한의 소원은 조국이 하나 되는 통일이며, 이런 염원은 태권도에도 들어있다"고 소개했다.
공연이 끝나자 관중석에서는 '우리의 소원은 통일' 노래가 합창되기도 했다.
장웅 위원 등은 공연 직전 송하진 도지사를 만나 환담을 했다.
장 위원은 "장 위원님은 한국에서도 인기가 많다"는 송 지사의 인사말에 "그러면 국회의원 쪽에 출마해 국회로 갈까요?"라며 환하게 웃었다.
그러면서 송 지사와 대화 내용을 동석한 외국인들에게 중간중간 영어로 통역해주기도 했다.
이에 송 지사가 "장 위원장은 영어도 잘하신다"고 칭찬하자 "(영어로) 밥이나 먹는 수준이고, 말을 많이 하는 편"이라고 겸손해했다.
장 위원은 "전북이 김치, 판소리, 태권도 등 고유 전통문화가 발달한 것 같다"고 전하며 전북도의 행정구역(시·군·동)과 인구 등에 관해 묻기도 했다.
북한 측 관계자는 "어제 예정됐던 새만금지구 방문을 왜 취소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 일정은 애초 확정된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취소라고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시민 김모(45) 씨는 "북한 태권도의 동작이 매우 절도 있고 힘차 화끈했다"면서 "다소 생소하고 공격적인 북한 태권도를 직접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고 말했다.
ich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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