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최고지도자 "서방 '문화적 침투' 경계" 강조

입력 2017-06-26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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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최고지도자 "서방 '문화적 침투' 경계" 강조

'불화설' 제기된 로하니 대통령 지지 발언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는 26일(현지시간) 테헤란 도심 모살라(대사원)에서 열린 이드 알피트르(라마단 종료를 축하하는 명절) 기념 예배에서 서방의 문화적 침투를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는 "이란엔 적(미국 등 서방)이 침투할 수 있는 문화적 영역이 많다"며 "정부 조직은 물론 여러 민간 조직에서도 이 문제를 잘 살펴야 하는 의무를 져야 한다"고 연설했다.

그는 이슬람국가(IS)가 배후를 자처한 테헤란 연쇄 테러 이틀 뒤 연설에서 언급해 논란이 된 '준비되면 언제든지 적을 쏘라'는 표현에 대해 해명했다.

이어 "'준비되면 언제든지 쏘라'는 말은 불법, 허위, 징벌이 아닌 자발적이고 정돈된 문화적 행동을 뜻한다"면서 확대해석하지 말아야 하다고 주문했다.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는 당시 "정부의 연구소, 문화·정치 기관이 분열과 정체에 빠지곤 한다. 이런 일이 일어나면 (정부 또는 정부 유관기관, 군조직의) 관료는 '부드러운 전쟁'에 맞서야 하는 의무를 자각하고 결단해 '준비되면 언제든지 쏘는' 방식으로 행동하라"고 촉구했다.

'부드러운 전쟁'은 이란 보수 세력이 서방이 군사 공격이 아닌 퇴폐적이고 반이슬람적 문화를 이란 내부에 서서히 유입시켜 이슬람 신정일치 체제를 붕괴하려는 시도를 가리킬 때 쓰는 표현이다.

이 연설을 놓고 하메네이 최고지도자가 하산 로하니 정부의 친서방 정책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이란 개혁진영에선 하메네이 최고지도자가 보수 세력에 로하니 정부가 추진하는 성 평등, 표현의 자유, 인권 신장에 초법적인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강경하게 대응하라고 주문한 것이면서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서방 언론에서는 이를 두고 이란의 두 권력자 사이에서 갈등이 고조된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는 이날 "새로운 정부(연임한 로하니 대통령의 새 임기)가 되도록 빨리 구성돼야 한다. 새 정부는 이란에 필요한 책무에 착수해 위대한 업적을 이루기 바란다"면서 로하니 정부를 두둔해 '불화설'을 진화했다.

아울러 이란 혁명수비대가 IS의 근거지 시리아 동부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점을 칭찬했다.

그가 모살라에 직접 연설한 것은 이례적이다. 매주 모살라에서 열리는 금요 대예배엔 최고지도자를 대신해 다른 고위 유력 성직자(아야톨라)가 대신 설교한다.

이 행사엔 로하니 대통령, 아야톨라 사데크 아몰리 라리지나 사법수 수장, 알리 라리자니 의회 의장 등 고위 인사와 시민 수만명이 참석했다.






hska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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