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카타르 왕실 소유의 알자지라 방송은 26일(현지시간) 이드 알피트르(라마단 종료를 기념하는 이슬람권 명절)를 맞아 카타르 시중의 여론을 전달하면서 주변 아랍권의 단교·봉쇄 조치를 강하게 비판했다.
카타르 최대 가문인 알메리가(家)의 시민 알리 씨는 이 방송에 "이번 봉쇄로 고통받는 이들과 가족이 많다"며 "정치인은 정부 간의 다툼에 시민을 개입시키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와파라는 한 카타르 여성은 "수년 전 이혼한 바레인인 남편과 사이에서 낳은 세 아이가 바레인 국적으로 나와 함께 산다"며 "바레인 정부의 방침에 따른다면 이 아이들을 바레인으로 보내야 하지만 나는 그렇게 하지 않겠다"고 인터뷰했다.
단교에 동참한 바레인은 카타르에 체류·거주하는 자국민에게 19일까지 출국하라고 지시했다.
그는 "우리 아이들이 카타르 국적을 취득할 방법을 알아보고 있다"며 "바레인 여권을 갖고 있을 뿐 나와 아이의 정체성은 낳고 자란 카타르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단교 사태 이후) 더 강해졌다"고 말했다.
카타르 시민 칼리드 알하지리 씨도 이 방송에 걸프 국가 사이의 단합을 촉구하면서도 "카타르인으로서 이번 단교 사태를 계기로 우리는 오히려 더 강해졌고 더 단합됐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사우디아라비아 등 단교를 주도한 아랍권 4개국은 사태 해결의 선결 조건으로 카타르에 요구한 13개항 가운데 알자지라 방송 폐쇄를 포함했다.
알자지라는 이에 대해 22일 낸 성명에서 "알자지라 폐쇄 요구는 중동에서 표현의 자유를 침묵시키고 국민의 알 권리를 억누르려는 시도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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