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해영 기자 = 앞으로는 농작물 재배에서 어지간한 가뭄은 걱정하지 않아도 될지 모른다. 식물에 초산을 투여하면 가뭄에 강해지는 구조가 밝혀졌기 때문이다.
아사히(朝日)신문에 따르면 일본 이(理)화학연구소 소속의 김종명(金種明) 연구원팀은 가뭄으로부터 식물을 지키는 데 도움이 될 방법을 발견했다는 논문을 26일 자 영국 과학지 네이처 플랜트 온라인판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화분에 심은 애기장대에 물을 섞어 묽게 만든 초산액을 9일간 준 후 약 2주 동안 물을 주지 않았다. 이후 3일간 물을 주자 시들지 않고 푸른 잎이 무성해졌다.
토양 등에 수분이 충분하면 식물 속의 특수한 단백질이 초산을 합성하는 유전자의 활동을 억제한다고 한다. 그러나 건조해지면 이 억제작용이 없어지면서 유전자가 활성화돼 초산을 합성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초산은 식물이 상처를 입었을 때 나오는 호르몬 합성을 유도해 식물을 건조에 강하게 만드는 것으로 밝혀졌다. 초산을 외부에서 투입하자 이 작용이 더 촉진됐다. 벼와 옥수수, 밀 등의 작물에도 초산을 주면 애기장대와 마찬가지로 가뭄에 강해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가뭄이 들기 쉬운 지역에서 유전자 바꿔치기 기술에 의존하지 않고 저렴한 가뭄대책으로 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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