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 소재 에누마 '글로벌러닝 엑스프라이즈'에 교육용 앱 출품
엔씨소프트 출신 부부 설립…7월에 결승 5팀, 2019년 우승팀 결정
(서울=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 미국 실리콘밸리의 한인기업인 에누마(대표 이수인)가 세계 최대 비영리 벤처재단 엑스프라이즈(XPRIZE)가 개발도상국 아동의 문맹 퇴치를 목표로 개최하는 경진대회인 '글로벌 러닝 엑스프라이즈'(Global Learning XPRIZE)에서 준결승에 올랐다.
이 대회는 전기자동차를 전문으로 만드는 테슬라의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 등이 출연한 상금 1천500만달러(약 170억원)이 걸린 초대형 국제대회로, 올해는 '탄자니아 학교에 태블릿 PC만 제공한다'를 전제로 읽기, 쓰기, 셈하기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미션을 부여했다.
세계적으로 문맹 아동은 2억 5천만 명, 초등과정 학교 밖 아동은 6천100만 명으로 추산된다. 학교와 교사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에서 저비용의 혁신적인 교육 대안의 필요성을 보여주는 현실이기도 하다.
27일 엑스프라이즈재단에 따르면, 이번 대회에는 전 세계에서 교육 관련 기업 198개 팀이 출전해 에누마가 개발한 교육용 앱 '킷킷스쿨' 등 11개 제품이 준결승에 진출했다. 에누마는 '하나하나 센다'는 뜻의 영어 단어 'Enumerate'에서 따왔고, '킷킷'은 태국어로 '생각하다'는 뜻이다.
오는 7월 결승에 오를 5팀이 결정되고, 9월부터 2019년 2월까지 1년 6개월 동안 탄자니아에서 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UNESCO)와 유엔식량농업기구(FAO) 관리 아래 필드 테스트를 거쳐 같은 해 4월 최종 우승팀을 선정한다. 우승 상금은 1천만달러이며, 나머지 4개 팀에는 각각 100만달러가 주어진다.
5개 결승 진출팀 제품은 모든 정보의 소스를 밝혀 전 세계 아동 문맹 퇴치를 위해 적극적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에누마는 엔씨소프트 출신의 이수인·이건호 부부가 지난 2012년 실리콘 밸리에 설립한 교육 스타트업이다. 글로벌 러닝 엑스프라이즈 참가팀 가운데 한국인을 주축으로 한 유일한 팀으로 교육, 게임(기술), 국제개발 분야에서 축적된 최고의 노하우를 총동원해 '킷킷스쿨'을 개발했다.
이수인 대표는 "난민 생활을 해 학교에 갈 수 없거나 장애 또는 어려운 가정 형편으로 학교 시스템 안에서 교육을 받을 수 없는 전 세계의 모든 아이가 쉽게 배울 수 있는 교육 도구를 만들어주고 싶어 태블릿 PC를 터치하는 것만으로도 누구나 학습을 쉽게 할 수 있는 앱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이 앱은 지난해 10월부터 지난 1월까지 한국국제협력단(KOICA)의 창의적기술솔루션(CTS) 프로그램을 통해 기술성능을 검증받았다. 당시 KOICA는 탄자니아 초등학교 2곳에 시제품을 보급해 아동 431명을 대상으로 교육을 했고, 현지에서 수집한 자료를 토대로 시제품 개량 작업을 거쳤다.
이와 별도로 에누마는 국제구호개발 NGO인 굿네이버스와 협력해 탄자니아 현지에서 640명의 아동을 대상으로 지난해 두 차례의 필드 테스트를 거치기도 했다.
이남순 KOICA 혁신사업실장은 "에누마는 KOICA CTS 프로그램으로 태블릿 PC를 기반으로 한 개도국 아동교육 앱을 개발해 시범사업을 추진했고, 연계사업으로 개발된 앱을 탄자니아, 케냐에 보급하는 2차 사업을 KOICA와 함께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에누마에는 실리콘밸리의 유명 투자자 'K9벤처스'의 마누 쿠마르 대표가 투자했다. 이 회사가 2014년 개발한 디지털 수학학습지 애플리케이션(앱) '토도수학'은 20개국 애플 앱 스토어에서 1위를 기록했으며, 구글 플레이의 '2016년을 빛낸 앱'에 선정되기도 했다.
ghw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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