듀랜트는 팀 우승에 챔프전 MVP, 웨스트브룩은 화려한 기록으로 정규리그 MVP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지난해 7월 케빈 듀랜트(29·206㎝)의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 이적은 충격적인 소식이었다.
미국프로농구(NBA) 오클라호마시티에서 뛰던 듀랜트는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골든스테이트로 팀을 옮겼다.
듀랜트가 팀을 옮기기 불과 한 달 전 오클라호마시티는 골든스테이트와 치열한 라이벌전을 펼쳤다.
두 팀은 서부콘퍼런스 결승에서 만나 골든스테이트가 4승 3패로 힘겨운 승리를 거뒀다.
이때 오클라호마시티의 '원투 펀치'는 바로 듀랜트와 러셀 웨스트브룩(29·191㎝)이었다.
둘은 오클라호마시티를 이끌고 스테픈 커리, 클레이 톰프슨, 드레이먼드 그린 등이 주축을 이룬 골든스테이트와 7차전까지 가는 접전을 벌였으나 아쉽게 서부콘퍼런스 정상 일보 직전에서 물러서야 했다.
그런데 다른 선수도 아닌 듀랜트가 골든스테이트로 간다는 것은 특히 오클라호마시티 선수와 팬들에게는 충격이었다.
우승 트로피를 얻기 위해 자신의 실력을 더 늘리기보다 최강팀에 손쉽게 묻어가는 쪽을 택했다는 비난이 빗발쳤다.
듀랜트는 이적하면서 2008-2009시즌부터 한솥밥을 먹은 웨스트브룩에게 "오랜 기간 팀 메이트로 활약했고, 좋은 추억을 많이 남겼다"라며 "웨스트브룩이 내 결정에 많은 실망을 했겠지만, 친구로서 이해해주길 바란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하지만 웨스트브룩은 "듀랜트가 전화 한 통 하지 않았다"며 서운한 감정을 드러냈고 듀랜트에 대한 취재진의 다른 질문에는 대답도 하지 않았다.
지난해 11월 첫 맞대결이 끝나고는 둘이 악수조차 하지 않아 화제가 됐다. 또 듀랜트가 오클라호마시티 원정을 오면 옛 홈 팬들의 야유 소리가 체육관을 뒤덮을 정도였다.
2016-2017시즌이 종료된 시점에서 다시 돌아보면 듀랜트와 웨스트브룩은 나란히 최우수선수(MVP) 트로피를 하나씩 가져가 둘 다 성공적인 시즌을 보낸 셈이 됐다.
듀랜트는 새로운 소속팀 골든스테이트를 우승으로 이끌면서 챔피언결정전 MVP에 선정됐고, 웨스트브룩은 27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정규리그 MVP의 기쁨을 누렸다.
웨스트브룩은 이번 시즌 정규리그에서 평균 31.6점에 10.7리바운드, 10.4어시스트의 성적을 내 1962년 오스카 로버트슨 이후 55년 만에 시즌 평균 트리플 더블을 달성하는 대기록을 남겼다.
또 트리플더블을 무려 42회나 하면서 역대 한 시즌 최다 트리플더블 기록도 세웠다.
듀랜트가 떠난 이후 한 마디로 '북 치고 장구 치고' 혼자 다 한 셈이다.
하지만 듀랜트의 공백 속에 팀 성적은 지난 시즌 서부콘퍼런스 결승 진출에서 이번 시즌은 플레이오프 첫판 탈락으로 나빠졌다.
듀랜트는 반대로 새 소속팀에서 우승했지만 개인 기록은 전년도 평균 28.2점에서 25.1점으로 다소 하락했다. 부상 때문에 정규리그 20경기에나 결장하기도 했다.
이날 MVP 시상식에서 웨스트브룩은 팀 동료 선수들을 무대 위로 불러올렸다.
그는 "이 선수들의 희생이 없었다면 나는 아무것도 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오늘 MVP는 내가 받는 것이 아니라 우리 팀 선수들과 다 함께 받는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형제 같은 이들과 함께 같은 편으로 뛰었다는 사실에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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