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문정식 기자 =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 해서웨이가 부동산 업종에 거액을 연속 베팅하고 있다.
26일 월 스트리트 저널에 따르면 부동산 투자신탁인 스토어 캐피털은 버크셔 해서웨이가 자사의 지분 9.8%를 3억7천700만 달러(약 4천300억원)에 인수했다고 이날 밝혔다.
캐나다의 모기지(주택담보대출) 회사인 홈 캐피털 그룹에 4억 캐나다 달러(미화 3억200만 달러)를 투자한지 불과 며칠 사이에 이뤄진 것이다.
버크셔 해서웨이는 스토어 캐피털이 발행한 신주 1천860만주를 지난 16일의 종가보다 2.5%가 낮은 주당 20.25달러에 사들였다. 스토어 캐피털의 주가는 버핏이 투자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10%가 뛴 주당 22.83달러에 거래됐다.
버핏이 스토어 캐피털에 베팅한 것은 온라인 쇼핑의 폭발적 성장에 밀려 미국의 소매유통업계가 줄줄이 점포를 폐쇄하고 있지만 특정한 업태의 점포들은 지속적으로 고객을 끌어들일 수 있다고 판단한 때문으로 보인다.
스토어 캐피털은 주로 체인 레스토랑과 동물병원, 피트니스 센터 등을 위한 상업용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어 소매유통업계가 겪고 있는 충격에서 어느 정도 벗어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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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48개주에서 모두 1천750개의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고 평가액은 55억 달러에 이른다. 스토어 캐피털측은 버크셔의 투자가 자사의 비즈니스 모델에 신뢰를 표시한 것이라고 말했다. 버크셔 측은 이 부동산투자신탁회사를 3년간 지켜본 끝에 투자를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버크셔 해서웨이는 갈수록 불어나는 현금을 활용하기 위해 다각적으로 투자처를 물색해왔다. 3월 31일 현재 이 회사가 보유한 현금은 965억 달러다.
버핏은 지난 5월 열린 주주총회에서 "내가 우둔해 온라인 쇼핑의 득세를 알아채지 못했다"고 개탄하면서 아마존 닷컴에 투자하지 못한 것을 아쉬워한 바 있다.
키뱅크 캐피털 마켓의 애널리스트들은 버크셔가 스토어 캐피털에 투자한 것은 "가치 투자자들이 상업용 부동산 부문에서 알곡과 쭉정이를 가리기 위해 예의 주시하고 있음을 가리키는 것"이라고 논평했다.
js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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