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대하던 메르켈 태도 변화, 사민당 정책 드라이브
(베를린=연합뉴스) 고형규 특파원 = 독일에서 찬성 여론이 높은 동성애자 결혼 합법화 추진이 급속도로 탄력을 받고 있다.
중도좌파 사회민주당 마르틴 슐츠 당수는 27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어 연방하원에서 동성애자 결혼 합법화 입법 표결을 시행하자고 말했다.
사민당은 9월 총선 이후로 처리를 미뤄봐야 자당에 도움될 것이 없다고 보고, 이르면 이번 주 안에라도 표결에 나설 수 있다는 입장을 정리했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9월 총선 총리후보를 겸하는 그의 제안은 이 이슈를 "양심의 문제로 다루겠다"라고 한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태도 표명 직후 이뤄진 것이다.
중도우파 기독민주당 당수인 메르켈 총리는 전날 여성잡지 브리기테와 함께한 공개좌담에서 지금껏 유지한 합법화 반대 견해를 수정한 바 있다.
메르켈의 언급은 합법화 법안 표결 시 기민당뿐 아니라, 자매정당이자 원내단일세력인 기독사회당 의원들에게 자유투표를 허용할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독일 정치권에선 현 대연정 소수당 파트너로 참여 중인 사민당 외에 원내 야당인 녹색당과 좌파당이 합법화에 찬성하고, 전통의 범3당 세력이자 원내 재진입이 유력한 자유민주당 역시 찬동한다.
특히나 사민당뿐 아니라, 9월 총선 이후 출범할 연정에 소수당으로서 참여 가능성이 거론되는 녹색당과 자민당 모두, 차기 연정 참여의 전제조건으로 합법화를 제시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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