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구에 정강이 맞고 실책 유도
(광주=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KIA 타이거즈 베테랑 내야수 이범호(36)가 마치 오늘 하루만큼은 축구선수가 된 것 같은 활약을 펼치며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이범호는 27일 광주 기아 챔피언스 필드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홈경기에 7번 타자 3루수로 선발 출전, 4타수 1안타 1사구 2득점으로 활약했다.
이범호는 1-1로 맞선 2회 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삼성 투수 앤서니 레나도의 투구에 맞아 1루에 걸어나갔다.
이후 김민식의 볼넷 때 2루를 밟은 이범호는 김선빈이 좌중간 단타를 터트리자 홈으로 전력 질주하기 시작했다.
허벅지가 좋지 않아 주루 플레이할 때 힘을 아껴야 하는 이범호지만, 팀 연패 탈출이 걸린 경기라 힘을 내지 않을 수 없었다.
이범호는 홈 플레이트가 눈에 들어오자 자연스럽게 오른발을 뻗어 슬라이딩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삼성 좌익수 김헌곤의 홈 송구가 이범호의 정강이에 맞고 굴절됐다.
이범호가 다리를 뻗는 순간 김헌곤의 송구가 날아와 마치 축구의 '발리슛'을 한 것처럼 되어 버렸다.
송구가 뒤로 흐르면서 1루 주자 김민식은 3루, 타자 주자 김선빈은 2루까지 진루했다. 곧이어 김주찬의 2타점 2루타가 터져 KIA는 4-1로 달아났다. 공식 기록은 좌익수 실책으로 남았다.
이범호의 진가는 수비에서 확실하게 발휘됐다.
이범호는 KIA가 2-4로 추격을 허용한 4회 초 2사 3루에서 강한울의 직선타를 잡아내면서 추가 실점을 막았다.
워낙 타구 속도가 빨라 이범호가 뒤로 넘어질 정도였다.
이범호는 6월 타율 0.180(50타수 9안타)으로 타격 슬럼프를 겪고 있다. 작은 행운으로 팀 승리에 힘을 보탠 이범호가 부진 탈출의 계기로 삼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4bu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