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자산 가운데 최근 들어 유독 상품 가격이 약세다.
특히 그중에서도 국제유가는 직전 고점 대비 20% 이상 하락해 통상적으로 일컫는 약세장 진입 신호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합의의 예외 국가인 리비아의 증산과 함께 미국 세일오일 생산량 증가 등 높아진 시장 공급 압력이 주된 국제유가 하락 이유로 거론되고 있다.
이와 같은 낮은 국제유가가 시사하는 바나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낮은 유가가 글로벌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다.
논란의 여지는 있을 수 있지만 일단 국제유가의 하락은 하반기 글로벌 경제의 물가 상승 압력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다.
기준금리 인상기에 진입해 있는 미국의 경우 예상보다 부진한 소비 경기와 함께 국제유가 하락으로 인한 낮은 기대 인플레이션으로 긴축 강도가 완화될 수 있다.
국제유가 하락이 연장될 경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뿐만 아니라 유럽중앙은행(ECB), 일본중앙은행(BOJ)마저도 하반기 출구전략에 대한 논의를 지연시킬 가능성이 커 보인다.
따라서 국제유가의 약세는 위험자산 투자에는 우호적일 수 있다. 저유가가 최근 회자되고 있는 리플레이션 환경을 약화하는 요인이라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4차 산업혁명 등 신산업의 성장으로 글로벌 경기회복이 진행 중이라는 것과 더불어 다소 매파적(통화긴축 선호)이라고 평가됐던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태도가 국제유가 하향 안정으로 인해 하반기보다 완화적으로 바뀔 수 있다는 점에서 하반기 위험자산에 우호적인 여건은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
둘째, 국제유가의 반등을 염두에 둔 일종의 '길목 지키기' 전략이 유효할지에 대한 고민이다.
매매 관점에서 접근하더라도 장기적으로 국제유가 투자를 통해 수익을 내기는 쉽지 않다고 판단한다.
일단 가격만 놓고 보면 단기간 낙폭은 과대해 보인다. 글로벌 경기회복으로 국제유가의 수요가 개선된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서 추가적인 급락보다는 배럴당 40달러 수준에서 기술적 반등을 충분히 예상해 볼 수 있다.
그런데도 이번 국제유가 하락과 관련해 주목해야 할 대목은 국제유가를 둘러싼 수요에 대한 논의가 과거만큼 뜨겁지 않다는 점이다. 어디까지나 최근 국제유가 하락이 공급 문제이기는 하지만 수요에서 발생한 이상 신호를 놓친 것은 아닌지 고민해볼 부분이기도 하다.
결론적으로 국제유가의 하락으로 리플레이션 환경의 약화는 불가피해졌지만 그렇다고 글로벌 경기의 회복 기조가 꺾이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저유가 상황이 하반기 위험자산에는 우호적일 수 있다고 판단한다.
아울러 국제유가는 공급 증가와 수요 둔화라는 요인으로 가격 상단이 제한적인 가운데 변동성 확대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다.
(작성자: 류용석 KB증권 시장전략팀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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