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 적합업종 올해 3분의2 해제…"법제화 필요" vs "부작용"

입력 2017-06-28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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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企 적합업종 올해 3분의2 해제…"법제화 필요" vs "부작용"

"강제성 없는 권고, 실효성 없어"…"중견기업 성장 막고 통상마찰 소지"

(서울=연합뉴스) 박성진 기자 = 동반성장위원회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보호하기 위해 지정하는 중소기업 적합업종 가운데 3분의 2가량의 보호 기간이 올해 끝난다.

28일 동반성장위에 따르면 현재 73개 중소기업 적합업종 품목 가운데 지난 3월 금형 2개의 보호가 풀린 것을 비롯해 올해만 총 49개 종목의 적합업종 지정 기간 3년이 만료된다.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은 대기업의 골목 상권 침해를 우려하면서 권고에 그치는 적합업종 제도를 아예 법으로 만들어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적합업종 제도를 강화하면 해당 업종 중견기업의 성장을 막을 수 있고 통상마찰을 불러일으킬 것이라는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다.





◇ 적합업종 73개로 증가…적합업종 3년 연장안 논의

적합업종 제도는 중소기업이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는 분야를 민간중심으로 지정해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합리적 역할분담을 하겠다는 목표로 2011년에 제정됐다.

중소기업단체가 동반성장위에 적합업종 지정을 신청하면 동반성장위 중재로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자율적으로 합의해 적합업종으로 권고한다.

권고 내용은 진입 자제, 확장자제, 사업축소, 사업 이양, 시장감시, 상생협약 등 업종에 따라 다양하고, 기간은 업종별로 3년간 운영하되 1차례 3년 범위에서 연장해 최장 6년까지 지속한다.

2011년 1차로 고추장·간장·된장 등 장류와 막걸리, 재생타이어 등이 처음으로 적합업종으로 지정됐다.

동반성장위가 이날 공장이나 건설현장의 높은 곳에서 일할 때 보조장치로 사용되는 고소작업대 임대업을 새 정부 들어 첫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선정하면서 현재 중소기업 적합업종 품목은 총 73개이다.

이 가운데 오는 9월부터 올해 말까지 총 47개 종목의 적합업종 지정 기간 3년이 만료되면서 기간 재연장을 논의하게 된다.

9월 전통 떡과 간장·된장·고추장 등 장류를 시작으로 11월에는 두부·어묵·원두커피·김치·유리, 12월에는 국수·당면·냉면 등 면류와 배전반·플라스틱병·도시락 등의 지정 기간이 끝난다.

안충영 동반성장위원회 위원장은 "재합의 품목과 진행 중인 신규 5개 품목에 대해서도 원만히 합의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 대중소기업 갈등…미국 "적합업종은 무역장벽"



하지만 적합업종을 둘러싸고 대기업·중견기업과 중소기업 간 갈등은 끊이지 않고 있다.

중소기업계는 브랜드나 기업 영향력에서 압도적인 대기업으로부터 골목 시장을 지키려면 이런 보호 장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하지만, 대기업은 사실상 적합업종으로 지정되면 국내시장에서는 해당 업종을 포기해야 한다며 불만이 크다.

또 빵, 간장, 고추장, 김치, 제과점, 음식점업 등 식품을 타깃으로 하는 경우가 많아 해당 분야 중견기업의 성장을 오히려 막는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중소기업계는 적합업종으로 지정돼도 강제성이 없고 효력이 권고에 그치면서 아예 적합업종을 법제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중소기업인들은 지난 20일 문재인 정부의 인수위원회 역할을 하는 국정기획자문위원회와 간담회에서 골목 상권 보호를 위해 "생계형 적합업종 특별법을 제정하고 동반성장위원회 운영규정을 개정해 중소기업 적합업종 만료 기간을 연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국정기획위는 "생계형 적합업종 특별법을 제정해 대기업이 진출할 수 없는 생계형 업종을 지정, 골목 상권을 보호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문재인 대통령도 대선 기간 생계형 중소 적합업종을 법제화하겠다고 공약했다.

올해 초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 이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대기업이 생계형 적합업종 사업에 진출할 경우 부담금을 부과하는 내용의 '소상공인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에 관한 특별법안'을 발의했다.

하지만 적합업종이 법제화될 경우 자유무역협정(FTA) 등 통상조약에 위배돼 마찰이 생길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난 3월 발표한 한국 구조개혁 평가보고서에서 "중소기업 적합업종에 대한 대기업 진입 장벽도 점진적으로 축소해나가야 한다"고 지적했으며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2014년 보고서에서 중소기업 적합업종을 무역장벽으로 지목한 바 있다.

sungjinpar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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