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카타르 '13대 요구' 놓고 설전…"양보없다"vs"근거없다"

입력 2017-06-28 09:47  

사우디-카타르 '13대 요구' 놓고 설전…"양보없다"vs"근거없다"

(서울=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카타르 봉쇄를 해제하기 위한 13개 선결조건을 둘러싼 사우디아라비아와 카타르의 입장은 거친 설전 속에 평행선을 달렸다.




사우디가 13개 요구사항이 협상 불가능하다고 강조하자 카타르도 근거 없는 요구를 수용할 의사가 없다고 맞서면서 양국의 대립이 격화하고 있다.

27일(현지시간) 미 의회 전문지 더 힐에 따르면 미국 워싱턴DC를 방문 중인 아델 알주바이르 사우디 외무장관은 이날 열린 기자회견에서 13개 요구사항에 대한 협상이 불가능하냐는 질문에 "그렇다"라고 답했다.

그는 "우리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고, 조치를 취할 것이다"라며 "태도를 바꿀지는 카타르의 결정에 달려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렇게 된다면 문제는 해결되지만 그렇지 않다면 카타르는 지금처럼 고립된 상태로 남아있을 것이다"라고 기존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카타르도 사우디의 주장이 근거 없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카타르 국영 알자지라 방송에 따르면 셰이크 모하마드 알타니 카타르 외무장관은 이날 미 국무부에서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을 만나 "아랍국가들이 근거 없고, 요구도 아닌 주장을 제시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알타니 장관은 카타르 단교사태를 논의하기 위해 현재 미국 워싱턴을 방문 중이다.







그는 "요구는 반드시 현실적이고, 시행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받아들일 수 없다"며 "우리는 미국과 그들의 요구사항이 합리적일 필요가 있다는 점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최근 카타르 사태 중재에 나선 틸러슨 장관은 아랍국가들의 요구사항이 합리적이고, 실행 가능할 필요가 있다며 이 중 일부는 카타르가 받아들이기에 어려운 점이 있다고 인정한 바 있다.

사우디, 아랍에미리트(UAE), 바레인, 이집트 4개국은 카타르와 단교 철회의 조건으로 ▲ 이란과 제한적인 상업 거래 이외의 교류 금지와 주이란 공관 폐쇄 ▲ 터키와 군사 협력 중단 ▲ 카타르 국영 알자지라 방송 폐쇄 등 13가지를 제시했다.

하지만 카타르는 이들 요구사항이 주권을 침해하는 부당한 요구라며 거부 의사를 밝혔고, 이란과 터키도 카타르에 대한 지지를 선언한 상태다.

이에 카타르 단교사태가 주류 수니 아랍국가를 규합하는 사우디 진영과, '이란-터키 연대'의 대결로 비화하고 있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사우디, 바레인, UAE, 이집트, 예멘 등은 카타르가 테러세력을 지원하고 있다고 비난하며 지난 5일 외교, 경제관계를 단절한 뒤 교통로까지 틀어막는 등 고립을 강화하고 있다.

vivid@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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