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쇼핑, 유럽에서 '옛 버전'으로 되돌릴 수도
(서울=연합뉴스) 신유리 기자 = 구글이 유럽연합(EU)으로부터 역대 최대의 과징금 폭탄을 맞으면서 미국 업계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미 CNN 방송 등에 따르면 구글이 27일(이하 현지시간) 불공정거래 혐의로 24억2천만 유로(약 3조 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은 것 말고도 EU의 도마 위에는 미국 기업이 줄줄이 올라 있다.
애플은 아일랜드 당국에 130억 유로의 법인세를 환급해야 할 처지이며, 페이스북은 지난달 메시지 서비스 왓츠앱을 인수하면서 허위 정보를 제공했다는 이유로 1억1천만 유로의 과징금을 맞았다.
EU는 현재 스타벅스, 아마존, 맥도날드 등의 불공정거래 혐의에 대한 조사도 진행하고 있다.
이달 초에는 나이키를 겨냥했다. 나이키가 유통업체들의 라이선스 상품 판매를 제한했다는 혐의를 들어 EU 반(反)독점 당국이 조사에 착수했다.
구글이 EU로부터 불공정 거래의 주범으로 지목당한 '구글 쇼핑'을 손봐야 할 가능성도 있다고 미 IT(정보기술) 전문 매체인 리코드는 진단했다.
EU가 구체적으로 요구한 게 없는 만큼 구글 쇼핑을 어떻게 바꿀지는 구글에 달렸지만 적어도 EU를 만족시킬 정도는 돼야 자칫 재조사를 받는 신세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가장 유력한 카드는 구글 쇼핑을 유럽에서 쓰이던 옛날 버전으로 되돌리는 방안이다.
구글 쇼핑은 2000년대 초반 '프루글'(Froogle)이라는 이름으로 유럽에 소개됐고, 나중엔 '구글 상품(Google Product)'으로 간판을 바꿔 달았다.
그러나 구글은 사업을 점차 확대하는 과정에서 쇼핑 검색 결과로 구글에 돈을 낸 상품만 집중적으로 보여주고, 무작위 검색 결과는 게시하지 않는 방식으로 제한했다.
구글 쇼핑이 초기 디자인으로 되돌아가면 돈을 내지 않은 검색 결과를 하단에 보여주거나, 유료 광고는 검색창 한쪽으로 재배치하는 방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구글이 어떤 개선안을 내놓는지에 따라 광고 수익이 줄어들 수도 있다고 리코드는 진단했다. 유료 광고가 아래로 밀려나게 되면 돈을 내고 광고하는 효과가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newglas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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