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고리 5·6호기 운명 3개월후 '판가름'

입력 2017-06-28 10:46   수정 2017-06-28 16:41

신고리 5·6호기 운명 3개월후 '판가름'

"잠정중단 피해도 보상"…보상 범위 두고 정부·업계 이견 가능성

(세종=연합뉴스) 고은지 김연정 기자 = 총 2조6천억원 규모의 신고리 원자력발전소 5·6호기의 운명이 약 3개월 뒤 결정된다.

28일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정부와 한국수력원자력은 계약서상 절차에 따라 신고리 5·6호기 공사 잠정중단에 따른 업체 피해를 보상할 방침이다.

그러나 보상 범위 등을 두고 업계와 정부가 생각이 다를 가능성이 있어 상당한 진통이 따를 수도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후 처음 주재한 지난 27일 국무회의에서 신고리 원전 5·6호기에 대해 건설공사 일시중단 결정을 내렸다.

이르면 다음 달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위원회'를 구성하고 여기서 일정 규모의 시민배심원단을 선정해 최종 결정을 맡기기로 했다.

정부는 최종 결정이 나오기까지 약 3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예측했다.

구체적인 일정과 관련 규정 마련 등은 국무조정실에서 총괄한다.

지난 5월 말 기준 신고리 5·6호기 종합공정률은 28.8%다.

지난해 6월 건설허가를 취득해 실제 공사가 진행된 지는 약 1년밖에 안 지났지만, 부지 매입부터 기자재 마련까지 이미 상당한 절차가 진행된 상황이다.

정부는 이미 집행된 공사비만 1조6천억원, 영구중단 시 공사비와 보상비용까지 합해 모두 2조6천억 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했다.

영구중단 여부와 상관없이 신고리 5·6호기 공사에 투입된 업체는 상당한 손해를 입게 됐다.

신고리 5·6호기 공사는 삼성물산·두산중공업·한화건설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진행하고 있다.

이 가운데 2014년 한수원과 신고리 5·6호기 주기기 계약을 체결한 두산중공업은 이미 원자료 용기 등 주요 기자재를 만드는 작업을 상당 부분 진행했다.

원전 건설 등 실제 시공도 약 10% 진행됐다.

공사 잠정중단에 따라 상당수의 현장인력이 일감을 놓게 됐지만, 최종 결과를 알 수 없는 상황이라 재배치 등도 쉽지 않다.

정부 관계자는 "잠정중단에 따른 유지비용 등이 있을 것으로 본다"며 "한수원과 해당 업체가 맺은 계약에 따라 보상 절차 등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대형 공사인 만큼 돌발상황에 대한 대응방안도 마련돼 있다"며 "업체 과실이 아닌 만큼 피해를 최소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업계는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면서도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컨소시엄의 업체 관계자는 "아직 일시중단 상태인 만큼 상황을 지켜보면서 발주처와 협의해 대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다만 "공사 중단이 확정되면 정산 과정을 거칠 텐데 공사에 투입한 비용만큼 발주처가 지급해줄지에 따라 다툼이 생길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다른 업체 관계자는 "시공업체가 요구하는 금액과 발주처가 지급하는 금액의 차이가 클 경우 '줄소송'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eun@yna.co.kr, yjkim84@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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