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브리핑 거친 설전…"언론이 정직해야" vs "독자가 판단"

입력 2017-06-28 11:46  

백악관 브리핑 거친 설전…"언론이 정직해야" vs "독자가 판단"

'언론과의 전쟁' 최고조…트럼프, 주류 언론에 '가짜뉴스' 맹공




(서울=연합뉴스) 이귀원 기자 = "정확하고 정직해야 한다" vs "언론을 격앙시키고 있다. 제대로 하지 않으면 시청자(독자)가 판단한다"

27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 브리핑에서 새라 허커비 샌더스 수석부대변인과 기자들 간에 거친 설전이 오갔다고 미 의회전문지 '더힐'을 비롯한 미국 언론들이 전했다.

샌더스 부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최근 CNN의 오보와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사과를 받아들였는지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이자 정권 인수위 멤버였던 앤서니 스카라무치가 러시아 측과 내통했다는 기사를 지난주 냈다가 하루 만에 기사를 철회했다. 해당 기사를 작성한 기자를 포함해 3명이 이번 오보 사건으로 사임했다.

샌더스 부대변인은 "우리는 무엇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는지, 무엇이 보도되고 있는지 잘 봐야 한다"면서 "(보도가) 정확한지 정직한지 확실히 해야 한다"고 포문을 열었다.

샌더스 부대변인은 이어 "우리가 사소한 실수라도 하면 이 방(브리핑룸)의 많은 사람(기자)들로부터 완전히 신랄한 공격을 받는다"면서 "그러나 언론은 익명을 인용하고, 소스 없이(취재원을 밝히지 않고) 스토리를 만들어낸다"고 지적했다.

샌더스 부대변인의 언론 비난성 얘기가 계속되자 취재진 가운데 미국 성인잡지 플레이보이의 백악관 출입기자인 브라이언 카렘이 제지에 나섰다.




카렘은 "당신은 지금 여기에 있는 모든 사람을 격앙(inflame)시키고 있다. 트럼프 정부가 (그동안)이 같은 일을 해왔다"면서 "우리(언론)가 똑바로 하지 않으면 시청자들은 채널을 돌리거나 독자들이 기사를 읽지 않을 기회가 있다"고 반발했다.

카렘은 "우리는 여기에 질문을 위해 와있고, 당신은 질문에 답하기 위해 와있다. 당신이 방금 한 일은 지켜보고 있는 전 미국인들을 자극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이 방의 모든 사람은 단지 자신들의 책무(job)를 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샌더스 부대변인은 "완전히 동의할 수 없다"면서 "자극한 게 있었다면 그것은 종종 언론에 의한 부정직함(dishonesty)"이라고 맞받아쳤다.

샌더스 부대변인은 "나는 단지 질문에 답하려 했을 뿐이고, 내가 (언론을) 격앙시키고 있다고 비난하는 것은 터무니없다"고 반박했다.

샌더스 부대변인은 '러시아 스캔들' 관련 CNN 보도를 비판하는 내부 인사로 보이는 인물이 등장하는 동영상을 시청할 것을 주장하면서 "그것이 사실이라면 모든 언론의 치욕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언론 보도를 신뢰할 수 없는 지점에 와있고, 그것이 미국으로서는 위험한 지점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설전은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계속된 '언론과의 전쟁'이 최근 최고조에 달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단면이라고 외신들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후 줄곧 CNN과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등 주류 언론을 '가짜 뉴스'라고 공격하고 최근에는 백악관 브리핑 생중계까지 금지하는 등 각종 취재 제한 조치에까지 나서면서 언론과의 마찰을 키우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CNN 오보와 관련해서도 27일 트위터를 통해 "사람들이 가짜뉴스 CNN은 제대로 잡았는데 NBC, CBS, ABC 방송은 어떻게 하나? 망해가는 뉴욕타임스(NYT)와 워싱턴포스트(WP)는 어떻게 하나? 그들은 모두 가짜뉴스"라며 맹공을 퍼부은 바 있다.

lkw777@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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