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연합뉴스) 이강일 기자 = 경북도문화콘텐츠진흥원과 안동병산탈춤보존회가 명맥이 끊어진 '병산탈춤'을 복원하겠다고 밝혀 논란이 되고 있다.
기록이 없는 상황에서 창작한 탈춤을 병산탈을 쓰고 춘다고 병산탈춤이라고 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안동하회병산탈춤보존회는 전통 병산탈춤 복원을 위한 마중물 성격으로 '신판 안동 병산탈춤' 제작에 나선다고 최근 밝혔다.
창작 콘텐츠 병산탈춤은 구전된 몇 구절을 바탕으로 해 하회탈춤 마당놀이 소재와 겹치지 않고 민초 삶과 직결된 방향으로 제작한다. 주요 내용은 강자들 갑질에 지친 민초 애환과 사라져 가는 전통을 바탕으로 구성한다는 방침이다.
창작 병산탈춤에는 여야로 나눠 싸움질을 벌이는 국회의원을 비난하는 내용 등도 포함한다.
시민 김모(44)씨는 "하회탈을 쓰고 추는 브레이크 댄스가 하회탈춤이 될 수 없듯이 병산탈을 쓴다고 해서 창작 콘텐츠가 병산탈춤이 될 수는 없다"며 "창작 콘텐츠로 병산탈을 쓰고 추는 춤이 후대에 병산탈춤으로 알려질 수도 있는 만큼 내용과 명칭을 정하는 데는 신중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안동하회병산탈춤보존회 관계자는 "하회별신굿탈놀이도 초기에는 구전 내용을 바탕으로 복원했다"며 "현대판 병산탈춤이 조상이 추던 정통 병산탈춤을 왜곡하지 않도록 전문가에게 자문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임재해 안동대 교수(민속학)는 "전통을 소재로 새로운 콘텐츠를 개발하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새로 만드는 탈춤은 분명 창착물인 만큼 춤 명칭 앞에 '창작'이나 '현대판' 등 수식어를 붙여 일반인이 오해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본다"고 했다.
병산탈춤은 하회탈춤(별신굿탈놀이)과 마찬가지로 고려 중엽 시작됐지만 1900년대 초 일제가 우리 민족문화 말살정책을 펼 때 명맥이 끊어진 것으로 전해진다.
탈춤 명맥은 끊어졌지만, 안동에 전해지던 병산탈 2점은 하회탈 11점과 함께 1964년 '국보 제121호 하회탈'로 지정됐다.
leeki@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