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거리 표적 다수 파괴, 가성비 높아 기대감 커
벙커 등 파괴에 값비싼 헬파이어 미사일 대체
(서울=연합뉴스) 김선한 기자 = 미국이 공격용 헬기로 벙커나 발전기 같은 목표물을 파괴할 수 있는 고출력 레이저무기 시험에 성공했다.
27일(현지시간) 워싱턴 포스트, 디펜스뉴스 등 미언론에 따르면 미 육군은 뉴멕시코주 화이트 샌즈 미사일 시험장에서 AH-64 아파치 공격헬기에 장착된 레이저무기로 표적을 파괴하는 시험에 성공했다.
레이시온과 육군 특수전사령부도 함께 참여한 이 시험에는 전자광학 적외선 센서로 표적 정보, 상황인식, 빔 조향 등을 제공하는 최첨단 MTS(Multi-Spectral Targeting System)와 레이저를 완전히 통합한 체계로 0.9마일(1.4㎞) 떨어진 다수의 표적을 추적 파괴하는 데 성공했다고 언론은 전했다.
레이시온은 이 시험에서 1, 2차 목표 달성에 성공했으며, 공격 헬기로도 고해상도와 멀티 밴드 센서의 성능 등을 지닌 고출력 레이저무기를 장착해 실전에서 사용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레이시온은 이어 "이번 시험 성공으로 헬기 같은 회전익 항공기도 고도와 속도 등에서 다양한 표적을 상대로 레이저무기를 발사할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지만, 레이저무기의 출력 정도 등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미 육군은 이른 시일 내에 레이저무기를 아파치의 주 무장체계로 활용할 계획이다. 아파치는 1984년 취역 때부터 레이저 체계를 장착했지만, 출력이 낮아 헬파이어 미사일 같은 공대지미사일 유도용으로만 사용돼왔다는 게 군사 전문가들의 얘기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이번 시험 성공으로 아파치는 적 지휘 벙커나 발전기 같은 표적을 파괴할 때 지금처럼 30㎜ M-230 체인 건 이나 AGM-114 헬파이어 공대지미사일 대신 값싼 레이저무기를 사용할 수 있게 됐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헬파이어 미사일 한 발당 가격은 11만 달러(1억2천600만 원)로 비싼 편이다. 아파치는 분당 650발씩 발사가 가능한 30㎜ 체인건 실탄은 1천200발을, 헬파이어도 16발까지 각각 적재할 수 있다.
미 최대 방산업체 록히드마틴은 지난 3월 '고기동성 대형 전술트럭'(HMTT) 탑재용 레이저무기 발사 시험에 성공한 바 있다.
시험에 사용됐던 레이저는 여러 개의 레이저를 하나의 강력한 빔으로 만드는 "혼합섬유"(combined fiber) 레이저빔으로 58㎾의 레이저를 발사하는 데 성공, 목표치인 60㎾에 근접해 일선 배치 시 효과가 클 것이란 평가를 받았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발사 차량으로도 쓰이는 HMTT에서 발사되는 레이저는 고성능 폭발물을 장착한 무장 드론 대응무기로 개발돼왔다.
미 해군도 2014년부터 30㎾ 규모의 레이저포를 구축함 폰스에 장착하는 것을 시작으로 레이저무기의 실전배치를 서두르고 있으며, 공군 역시 특수전용 AC-130W 중무장 지상 공격기에 레이저포를 장착하는 계획을 적극 추진 중이다.
sh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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