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시론] 탈원전 정책, 국민이 받아들일 준비 됐나

입력 2017-06-28 19:04  

[연합시론] 탈원전 정책, 국민이 받아들일 준비 됐나

(서울=연합뉴스) 정부가 신고리 원전 5·6호기 공사를 일시 중단하고 공론화 과정을 거쳐 영구 중단 여부에 대한 결론을 내리기로 했다. 문 대통령이 27일 취임 후 처음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결정된 것이다. 정부는 국무총리실 주도하에 다양한 인사들로 10인 이내 '공론화위원회'를 만든다고 한다. 공사를 영구 중단할지에 대한 최종적 판단은 이 위원회가 만들 별도의 시민배심원단이 내리도록 한다는 게 정부 구상이다. 최종 결론을 3개월 안에 내린다고 하니 왜 이렇게 서두르는지 궁금하기도 하다.



이번 조치는 예고된 것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 19일 고리 원전 1호기 영구 정지 선포식에서 "신고리 5·6호기는 안전성과 공정률, 투입·보상 비용 등을 종합 고려해 이른 시일 내에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겠다"고 밝혔다. 원전 5·6호기의 종합공정률은 약 30%인데 지금까지 공사비만 1조6천 원이 들어갔다. 영구 중단할 경우에는 공사비와 보상비를 합해 2조6천억 원의 손실이 생길 것으로 추산된다. 그렇지 않아도 대통령의 공사 중단 발언 이후 지역 주민들과 반핵 단체, 시공업체 등 이해 당사자 사이의 갈등이 고조될 조짐을 보인다. 공론화위와 시민배심원단의 구성부터 최종 결론 도출까지 상당한 진통을 예고하는 것이다. 정부가 정한 기간 내에 결론이 난다 해도 당사자들이 순순히 동의할지 걱정이다.



정부는 국민적 신뢰가 높고 중립적인 인사들로 공론화위와 배심원단을 구성할 것이라고 한다. 그런 다음 여론조사, TV 토론회 등 다양한 수단을 통해 국민 의견을 수렴하고, 공론조사를 거쳐 두 원전의 영구 중단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정부는 일본의 '에너지 환경의 선택에 대한 공론조사'(2012년)와 독일의 '핵폐기장 부지선정 시민소통위원회 공론조사'(2017년) 사례도 참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새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대한 찬반 여론이 첨예하게 맞서는 상황이어서 공론화 과정이 쉽지 않을 것 같다. 평형추가 기울어지면 찬성이든 반대든 어느 한쪽이 보이콧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정부는 최대한 공정하고 중립적인 인사들을 참여시키겠다고 하지만 어차피 그런 요건의 충족 여부는 각자의 관점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다. 몇 년을 잡아도 쉽지 않을 일을 단 3개월 안에 하겠다니 일각에서 요식행위 아니냐는 말도 나올 만하다.



탈원전 정책을 표방하는 정부 입장에서는 고육지책일지 모른다. 달리 보면 우리 사회가 아직 탈원전을 받아들일 준비가 충분히 돼 있지 않다는 뜻도 된다. 일본의 원전 사고 이후 세계적으로 원전 안전에 대한 걱정이 커진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도 세계 여러 나라가 원전 의존도를 낮추지 못하는 것은 그만큼 장점이 많기 때문일 것이다. 탈원전에 관심이 많은 국가로는 스위스, 독일, 대만, 일본 정도가 꼽히는데 그중 일부는 원전 증설 쪽으로 돌아서는 분위기다. 정부는 공론화 과정에서 탈원전 정책이 왜 필요한지를 국민 앞에 상세히 설명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탈원전과 꼭 병행해야 할 것이 원전 몫을 채워 넣을 대체에너지 확보다. 원전의 가장 큰 장점은 저렴하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의 탈원전 선언 이후 전기료 상승 우려가 고조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정부는 공론화 과정에서 환경친화적 신재생 에너지를 어떻게 확충할지도 구체적으로 국민 앞에 밝혀야 할 것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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