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인 중앙아서 가장 성공…유라시아 통합표준 활용해야"

입력 2017-06-28 17:11   수정 2017-06-28 17:39

"고려인 중앙아서 가장 성공…유라시아 통합표준 활용해야"

세계한인학술대회서 한 발레리 우즈베크 역사연구소 연구원 제언

선봉규 교수 "고려인에게 거주국·모국 자유왕래 허용하자"

(서울=연합뉴스) 강성철 기자 = 1937년 러시아 스탈린 정부에 의해 연해주에서 중앙아시아로 강제이주된 고려인은 소수민족 가운데 가장 성공적으로 정착한 '소수자 모델'인 만큼 유라시아 통합을 위한 표준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우즈베키스탄 과학아카데미 역사연구소의 한 발레리 연구원은 28일 재외동포재단 주최로 열린 세계한인학술대회 '러시아·CIS 지역 세션'에서 "강제이주 80년 역사에서 고려인은 소수민족 가운데 소련 사회주의 노력영웅을 가장 많이 배출하고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여러 방면에서 활약했다"며 "생면부지의 지역에 던져졌음에도 중앙아시아에 쌀농사를 전파하고 근면한 민족으로 인정받는 등 유라시아 통합모델로 꼽히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목축 민족이 주류였던 중앙아시아에서 농경민족인 고려인이 인정받으며 성공적으로 정착한 배경에는 한민족 특유의 근면함과 더불어 살려고 노력해온 화합 정신이 있었다"며 "고려인 역사와 사회에 대한 모국의 사례연구가 80주년을 계기로 활성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 연구원은 특히 "이적 및 파괴행위가 의심되는 특정 세력이 아니라 고려인 전체를 지역에서 소개한 비이성적 조치는 소비에트 시기에 자행된 탄압이었다는 러시아 정부의 인정으로 명예는 회복됐지만, 고려인은 지금도 중앙아시아에서 러시아와 한국 등으로 재이주를 겪는 등 이산의 아픔이 앞으로도 치유해야 할 과제로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발표에 나선 김 블라드미르 전 타슈켄트문학대 러시아과 교수는 "일부 학자들이 강제이주 이유로 '중앙아시아 노동력 공급'을 드는 것은 전혀 근거가 없는 주장"이라며 "당시 스탈린 정치 체제가 국내 안보를 다지기 위해 국경지역에 거주하는 소수민족을 폭압적으로 격리한 일"이라고 규정했다.

김 전 교수는 "일본인이라는 의심을 받지 않고 편안히 경제활동에 집중할 수 있었다는 이유로 강제이주를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지만, 이는 고려인으로 인해 농업 생산력이 증대된 부차적 효과를 언급하는 합리화일 뿐"이라고 잘라 말했다.

광주광역시에 정착해 '광주에 내린 첫눈'이라는 시집을 내기도 한 김 전 교수는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생전 소원이 '고요한 아침의 나라'인 고국으로 돌아가는 것"이었다며 "오늘날 모국의 눈부신 발전은 고려인에게 큰 동경"이라고 말했다.

토론자로 나선 선봉규 전남대 세계한상문화연구단 교수는 "강제이주 8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국내외로 다양한 사업이 추진되고 있는데 제일 중요한 것은 고려인 체류 자격을 확대해 거주국과 모국을 자유롭게 왕래할 수 있도록 하는 일"이라며 "이는 한민족의 일원이라는 자긍심을 심어주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wakaru@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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