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잔디 기자 = "1983년 이전 단 3개에 불과했던 미국의 희귀의약품이 현재 430개까지 늘어나게 된 건 당시 레이건 정부의 '규제' 덕분입니다. 제대로 된 규제, 정부의 지원, 혜택 제공이 산업을 성장시킨 사례지요."
바이오 산업이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고, 성장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규제를 완화하는 게 아니라 산업의 성장과 경쟁을 촉진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마이클 고틀러 화이자제약 글로벌 희귀질환 사업부 총괄대표는 28일 '2017년 글로벌 바이오 콘퍼런스' 기자간담회에서 미국의 희귀의약품법을 사례로 들어 이같이 밝혔다.
미국 정부는 1983년 제정된 희귀의약품법(ODA)에 따라 미국 내 20만명 이하에게 필요한 치료제에 대해 세금감면, 보조금 등 각종 혜택을 주고 있다. 보통 3~5년 주어지는 의약품의 독점적 특허보호 기간도 희귀의약품의 경우 7년으로 연장된다.
고틀러 대표는 '규제'로 해석될 수 있는 미국 정부의 정책이 연구개발을 장려하는 생태계를 구축해줬다고 봤다. 규제가 오히려 성장을 촉진하는 장치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악셀 바우어 맥킨지 아시아 제약·바이오 총괄대표 역시 "규제는 성장을 가능케 하는 요인, 경쟁을 막는 게 아닌 경쟁을 촉진하는 요인이어야 한다"며 "정부의 규제가 산업 개발을 지지하는지 생각해봐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내 바이오 기업이 5년 내 글로벌 시장에서 존재감 있는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고 평가했다.
한국 정부의 지원과 수준 높은 학계, 변화하는 생태계에 민첩하게 대처하는 기업의 실행력이 맞물린다면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이다.
바우어 대표는 "삼성은 엄밀히 말해 휴대폰 사업에 늦게 뛰어들었지만 기술적 차별성으로 글로벌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며 "한국은 제약·바이오 분야에서도 향후 5년 내 삼성과 같은 기업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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