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공백이 야속한 제주 김수범 "제 실수 하나 때문에…"

입력 2017-06-29 08:07  

2년 공백이 야속한 제주 김수범 "제 실수 하나 때문에…"

"빠진 수비수들 몫까지 열심히 하겠다"





(제주=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 제주 유나이티드와 인천 유나이티드의 28일 경기가 1-1로 끝난 후 제주 수비수 김수범(27)은 고개를 떨궜다.

연승 분위기를 이어가는 데 실패한 제주로서도 아쉬운 경기였지만, 최근 2년 만에 그라운드에 복귀한 김수범에겐 더욱 뼈아픈 경기였다.

후반 35분 페널티 박스에서 김수범이 인천 이윤표에 반칙을 범하면서 인천에 페널티킥을 허용하고 말았고, 결국 페널티킥이 동점골로 연결됐기 때문이다.

김수범은 경기가 끝난 후 "뒤에 있던 인천 선수를 미처 체크하지 못했다. 이길 수 있던 경기인데 내 실수 하나로……"라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제주 선수들 모두 승리에 대한 간절한 바람은 안고 이번 인천 홈경기에 임했지만 김수범의 각오는 특히 남달랐다.

발목 수술 탓에 지난 2015년 7월 전남과의 원정경기를 끝으로 오랫동안 그라운드를 떠나있다가 지난 21일 강원전에서 복귀한 그는 이번이 2년 공백 후 치르는 두 번째 경기였다.

그는 "컨디션은 괜찮은데 오랜 만의 경기다 보니 아무래도 경기 감각은 낯선 것도 있다"고 말했다.

김수범이 복귀한 시점은 공교롭게도 제주가 수비진 공백으로 어려움을 겪는 시점이기도 했다.

우라와 레즈(일본)와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 경기 중 발생한 몸싸움으로 주전 수비수 조용형과 백동규가 자격정지 징계를 받은 터라 김수범에게도 수비 공백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짐이 어깨에 놓인 채였다.

김수범은 조용형과 백동규의 결장에 대해 "팀 선수들이 극복해야 할 과제라 다 같이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며 "그 선수들 몫까지 열심히 하려고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날 페널티킥 허용 이후 김수범은 종료 직전 슈팅으로 만회를 시도하기도 했으나 공이 윗그물에 맞으며 절호의 찬스를 아쉽게 놓쳤다.

그는 "이길 수 있는 경기였는데 내 실수로 한 골을 허용했기 때문에 무조건 만회해야 한다는 생각밖에 없었다"고 당시 심정을 전했다.

경기 후 동료들의 위로와 격려로 마음을 추스른 김수범은 "예년보다 팀 분위기도 좋은데 아무래도 AFC 챔피언스 리그 탈락 등으로 심리적으로 위축된 게 있는 것 같다"며 "선수들 모두 이겨내려고 노력 중이니 조금만 더 응원해달라"고 말했다.

mihy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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