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유영준 기자 =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정부의 1호 법안인 '트럼프케어'(미국건강보험법, AHCA)의 상원 표결이 지연되면서 다른 개혁법안들도 줄줄이 연기되는 사태를 맞고 있다.
내년도 에산안과 이에 따른 세제개혁안 처리 일정이 뒤로 밀리면서 전임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정책을 완전히 뒤엎겠다던 트럼프 행정부의 전략이 차질을 빚고 있다. 개혁법안들이 뒤로 밀리면서 트럼프 행정부는 당초 호언에도 불구하고 출범 6개월 동안 별다른 입법개혁 성과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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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내년 중간선거 이전에 상당수 주요 개혁을 마무리해 정책 변화를 실현하겠다는 트럼프 행정부 당초 계획도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9일 전망했다.
공화당이 지난 2007년 이후 처음으로 행정부와 의회를 동시에 장악하고 있음에도 차질을 빚고 있는 것은 다름 아닌 당 내분 때문이다.
지난 2010년부터 지역 열성 공화당원 모임인 티파티를 중심으로 일기 시작한, 주요 현안에 대한 당내 이견은 갈수록 확대 양상을 보이고 있다.
트럼프케어도 대표적 사안 가운데 하나로 상원 의원 일부가 법안에 반대 의사를 굽히지 않고 있어 결국 표결 연기로 이어지고 있다.
1호 법안 처리가 연기되면서 하원 공화당 지도부는 당내 이견을 조율하기 위해 2018연도 예산안 공개를 역시 7월 4일 휴회 후로 연기했으며 예산안과 연계된 세제 개혁안 논의도 불가피하게 늦춰지게 됐다.
세제 개혁을 지연시키는 또 다른 요인은 예산안을 둘러싼 하원 공화당 내 이견이다. 전반적인 지출 안에는 의견을 같이하고 있으나 메디케어나 푸드스탬프 등 사회보장 지출 예산 삭감 규모에 대해서는 당내에서 이견을 보이고 있다.
상원 금융위원회의 오린 해치 위원장(공화, 유타)은 "트럼프케어에 대한 논의가 길어질수록 진정한 세제개혁은 보다 어려워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케어의 차질은 공화당 내분과, 이를 수습할 줄 모르는 지도부의 무능을 보여주는 핵심 사례로 당 내외로부터 비난을 받고 있다.
공화당이 소수 정당과 같다거나 통치에 대해 무지하다거나, 아니면 지난 6개월간 전혀 보여준 게 없다는 등의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트럼프케어의 경우 일단 내부 조율을 위해 표결을 연기했으나 향후 통과 전망도 그리 밝지 않은 편이다.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7명의 상원의원이 찬성으로 돌아설 가능성이 크지 않은 데다 찬성 입장의 의원들 가운데도 7월 4일 휴회 기간 지역구 유권자들과 접촉을 통해 입장을 바꿀 수도 있다.
트럼프케어에 대한 미국민의 낮은 지지 여론도 의원들에게는 큰 부담이다.
28일 공표된 조사 결과에 따르면 트럼프 케어에 대한 일반의 지지율이 17%로 나타났고 반대 여론은 55%에 달했다.
만약 표결 연기에도 불구하고 공화당 지도부가 끝내 트럼프케어 상원 통과에 실패할 경우 트럼프 개혁 전략에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야당인 민주당과의 초당적인 타협안 모색이 불가피하고 이 과정에서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가 주도권을 쥐게 될 것으로 WSJ은 전망했다.
이렇게 될 경우 수적 우세를 바탕으로 밀어붙였던 공화당 독주에 제동이 걸리면서 향후 다른 의회 일정도 초당적 합의를 바탕으로 이뤄질 것이라는 예상이다.
yj378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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