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간 범행 계속됐고 비리가 대우조선 위기 원인"…징역 1년6개월→2년
(서울=연합뉴스) 황재하 기자 = 각종 사업상 편의를 받는 대가로 남상태 전 대우조선해양 사장에게 뒷돈을 준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남 전 사장의 대학 동창이 항소심에서 더 무거운 형을 받았다.
서울고법 형사3부(조영철 부장판사)는 29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 등 혐의로 기소된 휴맥스 해운항공 대표 정모(66)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한 1심을 깨고 징역 2년을 선고했다.
다만 법원은 정씨가 포탈한 세금을 모두 낸 점을 고려해 벌금 7억8천만 원을 선고한 1심과 달리 벌금의 선고는 유예했다.
재판부는 "정씨의 행동은 단순히 개별적인 범행이 아니라 공생 관계에 터를 잡고 장기간 계속됐다"며 "1심은 이를 간과하고 일부분의 범행이 공소시효가 지났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세계 최고 경쟁력을 자랑하던 대우조선이 현재와 같은 위기에 직면하기까지 경영진을 비롯해 여러 관계자의 불법, 비리, 도덕적 해이가 중요한 원인이 됐다는 것을 부정할 수 없다"고 질타했다.
정씨는 남 전 사장에게 자신이 운영하던 회사의 자회사 지분을 차명으로 취득하게 하거나 개인사무실 운영비를 주는 등 14억 원에 달하는 경제적 이익을 제공하고 각종 특혜를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또 회삿돈 11억 원을 횡령해 거래업체 직원에게 리베이트를 주고, 남 전 사장이 차명으로 정씨 자회사에 투자한 사실을 감추려 차용증을 위조하게 한 혐의도 있다.
앞서 1심은 혐의를 대부분 인정하면서도 시효가 지난 일부 혐의는 기소되지 않은 것과 마찬가지인 면소(免訴) 판결을, 횡령액 중 일부는 무죄를 선고했다.
남 전 사장은 이익을 받는 대가로 정씨가 대주주로 있는 용선업체를 대우조선의 물류 협력사로 선정해주는 등 특혜를 제공한 것으로 조사됐다. 남 전 사장은 정씨에게 특혜를 주고 5억 원대 회삿돈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 돼 1심이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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