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권에서나 있던 드라마 같은 상황"
(홍성=연합뉴스) 한종구 기자 = 충남도가 하반기 인사를 앞두고 각종 잡음으로 몸살을 앓있는 가운데 도의 인사 시스템을 비난하는 내부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도청 공무원들이 사용하는 행정포탈 토론방에 며칠 전부터 하반기 인사를 비난하는 글이 올라오더니 29일 오전에는 출처를 알 수 없는 유인물까지 도청 곳곳에 뿌려졌다.
문제가 된 유인물은 A4 한 장 분량으로 작성자나 작성 단체의 이름 없이 '충남도 인사 적폐 수준을 뛰어넘어 안갯속으로'라는 제목으로 도의 인사 시스템을 강하게 비판했다.
유인물은 "적폐를 청산하고 정의가 살아나는 사회를 만들자는 구호가 충남도정의 인사행정에서는 한 마디의 메아리에 불과한 실정"이라며 "인사 적폐는 일부 과장급 인사의 국장 승진에 대한 도와 도의회의 불협화음이고, 도민 입장에서는 그 나물에 그 밥으로 밖에 보이지 않을 것"이라고 적었다.
이어 "보건환경연구원장 임기 만료에 따른 외부인사 공모제를 통한 자기 사람 심기는 박근혜 정권에서나 하던 행위를 본받아 시행하는 드라마 같은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도청 인사를 놓고 잡음이 계속되는 것에 대해 일각에서는 내년 6월 지방선거 출마가 불분명한 안희정 지사의 레임덕이 본격화한 게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충남도는 지난 27일 오전 기자회견과 함께 하반기 인사를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특별한 해명도 없이 두 차례나 발표를 연기하면서 도청 안팎의 비판을 받고 있다.
도는 29일 오전까지도 하반기 인사를 발표하지 않고 있다.
단순 해프닝으로 치부하기에는 속내가 복잡하다.
의회 사무처 직원에 대한 제청권을 가진 도의회에서 이번 인사는 '자기 사람 심기', '코드인사'라며 강하게 비판하면서 인사 발표가 지연되기 때문이다.
산하기관장 인사를 놓고도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보건환경연구원장과 문화재단 대표 공모를 놓고 자기 사람 심기를 위한 형식적 공모라는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충남도는 원칙에 따라 인사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런 일이 생겨 당혹스럽다는 입장이다.
도 관계자는 "누가 어떤 이유로 유인물을 작성했는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며 "인사에 불만을 품은 사람으로 추정되지만, 자세한 내용은 좀 더 알아봐야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j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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