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해영 기자 = "경찰관이지만 생면부지 모르는 사람에게 어떻게 말을 걸지..."
울던 아이도 그친다던 일본 경찰의 무서운 이미지를 떠올리면 전혀 어울리지 않지만 요즘 일본의 젊은 경찰관들은 모르는 사람에게 말을 걸기를 꺼린다고 한다. 스마트폰 보급으로 SNS에는 익숙하지만 모르는 사람과의 직접 대화에 서툴기는 경찰관이라고 해서 다르지 않다. 그러다 보니 최근 신참 일본 경찰관들은 불심검문을 잘 하지 못한다. 불심검문은 범죄 예방은 물론 범인 검거에 꼭 필요한 경찰관 업무의 하나다. 일본 경찰청에 따르면 작년에 검거한 형사범의 20%는 불심검문이 실마리가 됐다.
일본의 한 광역지방자치단체가 "요즘 젊은이" 경찰관에게 검문요령을 가르치기 위한 특별교육대를 창설해 화제다. 일본 경찰이 검문 교육대를 만들기는 처음이라고 한다.
요미우리(讀賣)신문에 따르면 니가타(新潟)현 경찰은 지난 4월 "불심검문지도대"를 창설해 젊은 경찰관을 상대로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안녕하십니까. 방범활동 중입니다"
지난 15일 니가타현 관내 한 경찰서 주차장에서 실시된 교육에 참가한 신참 경찰관 2명이 왜건차에 탄 점퍼 차림의 남성에게 말을 걸었다. 편의점 주차장에 장시간 주차해 있는 상황을 가정, 역할을 나눠 실시한 불심검문 훈련이다. 젊은 경찰관 2명이 "아무 일도 아니요. 괜찮아요"라고 대답하는 남자를 어르면서 베테랑 경찰관의 지적에 따라 위치 등을 옮기면서 차에 실린 물건을 확인하는 교육이었다.
훈련에 참가한 임관 3년차의 다니카와 유타로는 올해 스무살로 파출소 근무자다. "솔직히 말해 혼자서는 말을 걸기가 꺼려진다"던 다니카와는 교육을 마친 후 "어떻게 상대가 기분좋게 협력하도록 만들지가 중요하다는 걸 느꼈다"고 말했다.
교육부대는 니가타현 베테랑 경찰관 17명으로 구성됐다. 관내 각 경찰서에서 차출된 검문에 능숙한 고참들이다. 젊은 경찰관을 순찰차에 태우고 현장 지도를 하며 강의도 병행한다. 인사하는 방법과 검문의 법적 근거 등을 먼저 가르친다. 한 고참 지도대원은 "상대가 불쾌해 하면 신변의 위험도 있지만 더 이상 피해자가 나오지 않도록 해야겠다는 마음가짐을 원동력으로 삼는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악에 지지 않겠다는 결의와 국민에게 다가가는 경찰의 마음가짐을 전해주고 싶다"며 의욕을 보였다.
젊은 경찰관이 늘고 있는게 검문교육대 창설의 배경이다. 니가타현 경찰은 전후 베이비 붐 세대가 대거 퇴직하면서 빈자리를 메우기 위해 젊은 경찰관을 대거 채용했다. 올 4월 기준 현내 전체 경찰 중 경력 10년 미만자의 비중이 약 40%에 달한다. 10년전의 30%에 비해 10% 포인트 높아졌다. 여기에 "스마트폰 보급 등으로 요즘 젊은이들은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 서툰 세태"여서 젊은 경찰관의 직무훈련이 시급한 과제로 지적되고 있다.
니가타현 경찰이 작년에 실시한 조사에서는 관내 주민의 약 절반이 "제목을 입은 경찰관의 순찰"을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 경찰 간부는 검문은 테러대책으로도 효과가 있다면서 "시민의 협력이 필수불가결한 만큼 감사의 뜻을 담아 직무에 임하도록 교육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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