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고은지 기자 = 문재인 정부가 '탈(脫) 원자력발전' 정책을 천명했지만, 원전을 대체할 전력원을 단기적으로 만들어내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렇다 보니 지난 27일 정부의 신고리 5·6호기 건설 잠정 중단 발표 이후 계속해서 중장기 전력수급 문제가 제기됐다.
정부는 "전력난은 없다"며 적극적으로 진화에 나섰지만, 논란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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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한국수력원자력 등에 따르면 새 정부 들어서 건설이 일시 중단 혹은 보류된 원전은 모두 6기다.
공정이 29%가량 진행된 신고리 5·6호기를 비롯해 건설 준비 단계에 있는 신한울 3·4호기, 천지 1·2호기가 '대기발령' 상태에 놓였다.
이들 6기의 총 설비용량은 8천600MW로, 현재 가동 중인 원전 전체 용량(2만2천529MW)의 38.2%에 달한다.
아직 짓지 않은 원전이기 때문에 당장의 전력수급에는 큰 영향이 없다.
하지만 중장기적 전력수급계획에는 포함된 수치여서 이들 원전을 빠지는 자리를 대체전력이 채울 수 있어야 안정적인 전력수급이 가능하다.
2015년 7월 확정된 '7차 전력수급기본계획(2015∼2029)'에 따르면 신고리 5호기는 2021년, 6호기는 2022년부터 전기를 공급할 예정이다.
7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전원별 구성비는 원전 28.2%, 석탄 32.3%, 액화천연가스 24.8%, 신재생 에너지 4.6%, 집단에너지 5.8%, 석유·양수 4.3%다.
정부와 여당은 여유 전력이 있기 때문에 전력수급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정책위의장은 지난 22일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지난해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소 가동률이 38%에 불과해 추가 발전 여력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여기에 LNG와 신재생 에너지 비중을 더 늘리면 수급을 맞출 수 있다는 것이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지난 28일 청와대에서 기자들과 만나 "전력난을 야기하지 않는다는 전제 아래 정지할 것은 정지하고 지을 것은 더 짓는 계획을 수립했다"고 전력수급에 관한 논란을 일축했다.
이어 "올해 말 확정되는 8차 전력수급 계획을 통해 탈원전 정책 방향이 전력수급 계획에 어떻게 반영되는가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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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정부의 해명에도 불안감은 쉬이 가라앉지 않는다.
전력수급 전망을 보수적으로 잡았다가 2011년 9월 15일 공급 부족으로 인한 '블랙아웃'(대정전) 사태를 겪은 적이 있기 때문이다.
태양광이나 풍력 등 신재생 에너지는 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아서 안정적인 전력공급원으로 적절치 않다는 지적도 있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은 신재생 에너지 구성이 태양광과 풍력으로만 이뤄진다고 가정해 2016년 전력수급을 다시 계산해본 결과 예비력이 542만kW까지 떨어지는 것으로 파악했다.
예비력이 500만kW 미만이면 전력수급 비상경보가 발령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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