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발행, 벤처기업의 '새 자금조달방법'으로 각광

입력 2017-06-29 15:57  

가상화폐 발행, 벤처기업의 '새 자금조달방법'으로 각광

(서울=연합뉴스) 이해영 기자 = 가상통화 발행이 벤처기업의 새로운 자금조달방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올해 들어 미국을 중심으로 70개 이상의 기업이 독자적인 가상통화를 발행, 인터넷에서 개인 등에게 판매해 800억 엔(약 8천억 원)을 조달한 것으로 파악됐다.

'신규가상통화공개(ICO·Initial Coin Offering)"로 불리는 이 방법은 증권회사 등의 중개를 거치는 기존 자본시장의 틀에 구애받지 않는 새로운 자금조달 방법이다.

ICO는 새 가상화폐를 투자자에게 판매하는 것이다. 벤처기업이 주식시장에서 IPO(Initial Public Offering)를 통해 투자받는 것과 같은 개념이다. IPO는 증권회사의 중개로 주식을 투자자에게 판매하는 데 비해 ICO는 독자적으로 발행한 가상화폐를 인터넷에서 개인을 포함한 불특정 다수에게 판매하는 점이 다르다. 초기 투자자금을 내고 주식 대신 가상화폐를 받는다고 보면 된다.




29일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에 따르면 미국 벤처기업 그노시스가 지난 4월 ICO를 통해 불과 몇 분 만에 10억 엔(약 100억 원)을 조달한 것을 시작으로 5월에는 브레이브 소프트웨어가 1분도 안 되는 시간에 40억 엔(약 400억 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6월에는 스위스의 스테이터스라는 벤처기업이 ICO로는 사상 최대인 300억 엔(약 3천억 원) 이상을 조달해 화제가 됐다.




미국 조사기업 스미스크라운에 따르면 올해 ICO를 통한 자금조달액은 7억6천102억 달러(약 8천680억 원)에 달해 이미 작년 연간실적(1억252억 달러)의 7배에 달했다.

ICO는 증권회사 등의 금융기관을 거치지 않기 때문에 가상화폐 발행기업이 주식처럼 배당이나 이자를 지불할 필요가 없다. 그런데도 투자가 몰리는 건 수급 상황에 따른 가격 인상으로 차익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비트코인이나 이리더움 시세가 폭등한 것을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미국 브레이브 소프트웨어가 발행한 가상통화 'BAT'는 발행 후 값이 한때 2배 가까이 오르기도 했다. 다른 ICO통화도 가격급등이 두드러지고 있다. 매매는 인터넷상의 가상통화거래소 등에서 이뤄진다. 발행기업이 투자가에게서 직접 도로 사들이지는 않는 것으로 보인다.

ICO는 인터넷 기업들이 주로 하기 때문에 발행한 가상통화는 인터넷에서 이용가치가 있다. 예를 들어 미국 브레이브는 웹 브라우저 개발사업을 한다. 인터넷 광고를 낸 사람이 광고를 클릭한 사람에게 BAT를 지급해 광고효과를 높이는 등의 사용방법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일본 기업 중에서는 아직 ICO를 실시한 사례가 없지만 지난 5월 개인이 비슷한 구조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서비스인 '발루'(VALU)가 등장했다. 개인이 유사 주식을 발행해 인터넷에서 자금을 모으는 방식이다. 판매가격은 트위터의 팔로워 수 등 인터넷에서의 개인의 영향력을 토대로 결정된다. 오가와 발루 대표는 "예술가 등 재능있는 개인을 발굴해 지원하는 체제를 갖추고 싶다"고 말했다. 현재로서는 법인의 이용은 염두에 두고 있지 않지만 "개인사업주들이 활용할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기업의 자금조달에는 증권회사가 꼭 끼어야 한다는 기존 상식은 무너져 가고 있다. 다만 ICO는 새로운 분야인 만큼 회계처리와 부정행위 방지 등은 아직 룰이 정비되지 않았다.

주주권이 인정되는 주식 등과 달리 투자가의 권리가 확실하지 않은 것도 문제다. 가상화폐 구매경험이 있는 블록체인 벤처 커런시포트의 스기이 야스노리 최고경영자(CEO)는 "발행업체의 서비스 장래성을 보고 샀다"면서 "우리 회사에서도 ICO를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가상화폐는 가격변동의 커 단기간의 차익을 노린 투기가 늘고 있고 "가격급등으로 거액의 자금을 손에 넣은 큰 손 투자가들의 순환매매나 매점도 두드러진다"고 니혼게이자이는 전했다.

lhy5018@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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