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대통령의 성공조건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 식민지 트라우마 = 유선영 지음.
성공회대 교수인 저자가 한국에서 가장 성공한 사상이라고 할 만한 민족주의를 일제강점기 식민지배 경험과 연결해 분석했다.
그는 한국의 근대성이 규정된 시기인 구한말과 일제강점기에 작동한 네 가지 힘으로 전 지구적 제국주의, 일제 식민주의, 이성에 기반을 둔 근대주의, 외부에서 가해진 힘에 대응하기 위해 조성된 민족주의를 꼽는다.
문제는 식민지배를 겪으면서 민족주의가 '모욕'과 '수치'라는 감정과 결합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민족주의는 이론적 논리를 결여한 감정, 욕망, 히스테리와 같은 증상으로 나타났다. 또 서구 열강과 일제의 근대성을 접한 뒤 열등감을 느낀 사람들은 이민족에 향해 분노와 공격성을 드러내기도 했다.
저자는 "세기말의 모욕과 위기 직후 식민지배의 시간은 한국 역사의 심연(深淵)이었다"며 "식민지배가 없었다면 경험하지 않았을 정신심리의 궤적들이 민족의 심연에 그리고 역사의 심연에 켜켜이 쌓여 있다"고 말한다.
푸른역사. 388쪽. 2만원.
▲ 민주주의 살해하기 = 웬디 브라운 지음. 배충효·방진이 옮김.
존재의 모든 측면을 경제적 관점에서 해석하는 신자유주의가 민주주의의 기본 요소들을 해체하는 현상을 들여다본 책.
저자는 민간의 자유로운 활동과 시장의 기능을 중시하는 신자유주의가 민주주의의 지향점을 바꿔 나가고 있다고 지적한다. 예컨대 최저임금 인상, 복지를 통한 성장 같은 정책은 모두 경제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는 정치적 이념이 보수든, 진보든 공히 나타난다. 민주주의의 이상이 "만민은 평등해야 한다"에서 "만민은 평등한 가운데 경쟁해야 한다"로 변질해 가고 있다는 것이 저자의 생각이다.
신자유주의가 지배하는 미래는 그리 밝지 않다. 인류는 시장에 모든 것을 맡김으로써 공동체, 생태, 지속가능성 같은 가치를 외면하게 됐다.
저자는 '과연 지금과는 다른 세상이 가능한가'라고 묻고는 "신자유주의 의식에 구멍을 내는 어려운 임무를 수행하지 않는다면 도대체 무엇이 정의롭고 살 만한 미래에 대한 실낱같은 희망이라도 제공하겠는가"라고 답한다.
내인생의책. 392쪽. 1만9천원.
▲ 2017 대통령의 성공조건 = 이숙종·박형준 엮음.
문재인 정부 출범에 맞춰 성공적 대통령을 위한 정부운영 방식과 국정 거버넌스 운영 전략을 제안한 글을 모았다.
행정학, 정치학, 사회학을 전공한 저자들은 정책 기획과 홍보의 유기적 통합, 국민안전처의 국민안전부 격상, 국회 상임위원회 제도 개선 등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이숙종 성균관대 교수는 "대통령은 청와대 참모들에게 둘러싸여 있지 말고 그의 손발인 행정부처를 역능화시켜야 한다"며 "장·차관과 자주 소통하고 정책을 조율하며, 일선 행정기관의 문제가 무엇인지 파악하고 이를 보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동아시아연구원. 238쪽. 1만3천원.
psh59@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