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로=연합뉴스) 한상용 특파원 = 경제 위기 속에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재정 지원을 받는 이집트가 또다시 초긴축 재정에 돌입하면서 정부 보조금 덕에 저가에 제공된 연료값이 최대 50% 급등했다.
29일 이집트 일간 알아흐람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집트 정부가 이날 에너지 보조금 삭감 정책을 발표하고 나서 92 옥탄 등급의 휘발유 가격이 리터당 3.5 이집트파운드(약 220원)에서 5 이집트파운드(약 315원)로 40% 정도 올랐다.
또 이집트 서민이 가장 널리 사용하는 등급의 80 옥탄 휘발유와 등유는 리터당 2.35 이집트파운드(약 145원)에서 3.65 이집트파운드(약 230원)로 50% 넘게 급등했다.
이집트 정부는 또 조리용 가스 실린더 가격을 개당 15 이집트파운드(약 63원)에서 30 이집트파운드로 2배 인상했다.
이집트 정부가 이처럼 연료 가격을 대폭 인상하기는 지난해 11월 이후 두 번째다.
셰리프 이스마일 이집트 총리는 "1천500억 이집트파운드(약 9조4천600억원)에 육박하는 에너지 보조금을 국가 예산으로는 감당하기 어렵다"며 "경제 개혁 이행 수단을 더는 늦출 수 없다"고 그 배경을 설명했다. 이집트에서 에너지 보조금은 전체 정부 예산 지출 가운데 4분의 1 정도를 차지한다.
이집트는 지난해부터 IMF와 재정 지원 협상을 벌이면서 IMF의 지원 조건을 맞추고자 '경제 개혁 프로그램' 이름 아래 초긴축 정책을 추진해 왔다.
이집트 정부는 그 하나로 에너지 보조금 예산을 큰 폭으로 삭감하는 방안을 검토해 왔다. 올 6월 끝나는 이번 회계연도의 에너지 보조금 약 1천450억 이집트파운드를 다음 회계연도까지 1천100억 이집트파운드로 줄이는게 목표다.
이집트는 현재 IMF로부터 3년에 걸쳐 120억 달러(약 13조4천억 원)에 달하는 재정을 지원을 받기 위한 협상을 단계적으로 진행 중이다.
이집트는 이미 IMF에서 일부 재정 지원을 받았으며 몇 주 내로 추가 지원 협상을 벌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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