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화 탓 지연·탈선 사고 잇따라
(뉴욕=연합뉴스) 이준서 특파원 = 지연·탈선 등 각종 사고로 악명 높은 미국 뉴욕의 지하철 시스템이 수술대에 오른다.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는 29일(현지시간) 뉴욕시 지하철 시스템에 대한 '비상사태'를 선언하고 즉각적인 개선책 마련을 지시했다고 AP통신 등이 전했다.
이에 따라 뉴욕 메트로폴리탄 교통공사(MTA)는 30일 안에 조직개편 계획을 마련하고, 60일 안에 설비를 정비하고, 90일 안에 전력시스템을 재점검하도록 했다. 10억 달러(약 1조1천억 원) 이상 예산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 기간 맨해튼 출퇴근길 혼잡이 더 심해지면서 '악몽의 여름'이 될 수도 있다며 시민들의 양해도 당부했다.
지난 27일 뉴욕 맨해튼 할렘 지역을 지나던 C노선 전동차의 탈선으로, 출근길 혼란이 빚어지자 곧바로 대책 마련에 나선 것이다. 이번 사고로 40명에 가까운 승객들이 부상을 당했다.
사고 이튿날에는 쿠오모 주지사의 집무실 밖에서 지하철 시스템 개선을 요구하는 항의시위가 진행되기도 했다.
쿠오모 주지사는 MTA 콘퍼런스에서 "뉴욕의 지하철 시스템은 정말 참을 수 상태"라며 "말 그대로 박물관에 있어야 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새 열차 도입에 5년이 걸린다는데, 5년이면 내가 직접 만들 수도 있을 것"이라며 "지하철 생산업체가 적기에 물량을 공급하지 못한다면 새로운 업체와 계약해야 한다"고 말했다.
40년 사용 연한을 넘긴 지하철만 700대를 웃돌고 있고 최장 52년간 운행 중인 지하철도 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뉴욕 지하철의 신호체계는 대부분 1937년께 설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의 지하철은 세계에서 가장 큰 대중교통 수단으로 평일 평균 550만 명 이상 이용하고 있다. 그렇지만 노후화로 각종 사고가 잇따르는 편이다.
지하철 지연은 지난 5년간 3배로 증가, 한 달에 7만 건에 이르고 있으며 최근 몇 달 사이에도 전동차가 한 시간 이상 터널에 갇히는 것을 포함해 여러 건의 사고가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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