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미국행 761편 운항 英 히스로공항 분주
(서울=연합뉴스) 박인영 기자 = 미국 정부가 최근 자국행 항공기와 승객에 대한 보안검색을 강화하는 내용의 새 항공보안대책을 발표하면서 미국행 항공편이 많은 영국을 비롯한 유럽 공항에 비상이 걸렸다.
29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런던 히스로공항 관계자들은 지난 28일 미 국토안보부가 발표한 새 항공보안대책의 세부 사항을 파악하느라 분주하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미국행 항공편의 거점 역할을 하는 히스로공항이 다른 어느 공항보다 새 항공보안대책의 영향을 가장 직접적으로 받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국제공항협의회(ACI) 유럽지부에 따르면 히스로공항에서는 매주 761개 항공편이 미국으로 향한다. 파리 샤를 드골 공항의 주간 미국행 항공편은 353편에 불과하고 독일 프랑크푸르트 공항은 292편 수준이다.
새 항공보안대책에 따라 미국으로 향하는 유럽 탑승객들은 지금까지보다 더 긴 탑승 수속 절차를 거쳐야 하고 어쩌면 더 비싼 항공료를 지불하게 될 수도 있다.
이번 조치에는 폭발물 탐지견 확대, 노트북 컴퓨터 검색 등을 위한 첨단 검색시스템 확대, 안전구역 확대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앞서 미 국토안보부는 테러 위협을 차단하고자 지난 3월부터 중동과 아프리카 10개 국제공항에서 출발하는 자국행 항공기에 전자기기 반입을 금지했다.
최근에는 이를 유럽 일부 국가로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보류하고 대신 이번에 새 항공보안대책을 도입하기로 한 것이다.
새 조치는 105개국, 280개 도시, 180개 항공사의 하루 평균 2천여편의 항공기에 적용된다.
ACI 유럽지부는 각국 공항이 개인 전자기기 검색을 위한 첨단 기기와 폭발물 탐지 시스템을 확대하는 데에는 상당한 비용이 들 것으로 보고 있다.
관련 비용 일부는 승객에 전가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공항 보안검색 강화 비용을 정부가 전액 부담하는 미국과 달리 유럽에서는 공항과 항공사들이 공동으로 부담해 결과적으로 승객도 비용을 부담하게 되는 셈이다.
안전구역을 확대하고 검색 기기를 확대하는 비용은 공항이 부담하겠지만, 탑승 게이트 앞에서 추가로 이뤄질 전자기기 검색을 위한 첨단 시스템 도입 비용은 항공사가 부담하게 될 것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유럽 주요 항공사들은 애초 고려됐던 전자기기 반입 금지 조치보다는 탑승객 혼란이 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보안검색 강화가 필요할 정도로 항공기 테러의 위험이 커졌다면 이러한 조치를 왜 유럽발 전 항공편에 적용하지 않고 미국행 항공편에만 적용하는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반면 노트북 검색용 첨단 기기를 확대하는 것보다는 행동 분석과 프로파일링을 강화하는 편이 낫다는 지적도 있다.
mong0716@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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