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어린이병원 의사 선생님은 '노란 가운' 입는다?

입력 2017-07-01 08:15  

서울시 어린이병원 의사 선생님은 '노란 가운' 입는다?

흰색 대신 아동 눈높이 맞는 가운 고르는 '이색 투표' 진행



(서울=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어린 시절 벽과 천장이 모두 흰색으로 된 병원에서 흰 가운을 입은 의사 선생님을 마주하게 될 때 '주사를 맞지는 않을까' 하는 두려움에 떨었던 경험은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앞으로 서울시 어린이병원에서는 권위의 상징인 흰 가운 대신 아이들이 좋아하는 노란색이나 분홍색 가운을 입은 의사를 만나게 될지도 모른다.

서울시 어린이병원은 아동 눈높이에 맞는 가운을 의사·약사·의료기사 등 소속 의료인에게 지급하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1일 밝혔다.

병원 관계자는 "환자로 내원하는 아이들은 아무래도 병원에 대한 두려운 감정을 가지고 있기 마련"이라며 "조금 따뜻한 색깔의 가운을 입어 아이에게 친숙하게 다가가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병원 측은 이를 위해 지난달 1∼30일 서울시 온라인 정책 투표 사이트 '엠보팅'에서 새 가운 색과 길이를 고르는 시민 대상 이색 투표를 진행했다.

그 결과 131명(30일 오후 3시 현재)의 시민이 투표에 참여한 가운데, 83%에 달하는 응답자가 어린이 눈높이에 맞는 색으로 새로 정하자고 답했다.

선호하는 색으로는 연노랑이 34%로 가장 인기가 높았고, 이어 연분홍 21%, 연하늘과 연녹색이 각각 20%였다.

가운 모양은 긴 가운과 짧은 가운을 혼용하자는 시민이 46%로 가장 많았고, 짧은 가운을 선호하는 이는 35%였다. 지금과 같은 긴 가운으로 하자는 사람은 17%였다.

병원 관계자는 "이 같은 결과를 토대로 내부 검토를 거쳐 가운 색깔을 바꿀지를 따져 볼 예정"이라며 "어차피 병원 예산 가운데 가운 구매 비용은 늘 있고, 새로 색을 입힌다고 해서 큰돈이 들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초구 내곡동에 자리한 서울시 어린이병원은 9개 병동에 230여 개의 병상을 갖춘 시립 어린이 전문병원이다.

소아청소년과·정신건강의학과·재활의학과·영상의학과·치과 등 다섯 과를 두고 작년 한 해 외래 9만2천656명, 입원 7만9천103명 등 총 17만1천759명의 환자를 치료했다.

tsl@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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