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에 빠진 사람 구하면 응급조치하기 전 119 신고부터
뱀에 물린 부위는 끈·손수건으로 묶어 독 퍼지지 않도록 해야
(서울=연합뉴스) 김민수 기자 =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을 맞아 산과 강, 바다로 떠나는 인파가 늘기 시작했다. 일상생활에서 벗어나 모처럼의 여유를 마음껏 즐기다 보면 자칫 응급상황이 발생할 수 있는데 이럴 때는 적절한 응급조치가 필요하다.
2일 서울대병원 응급의학과에 따르면 휴가지 응급상황은 주로 물에 빠지거나, 벌레·뱀 등에 물리면서 발생한다. 최근에는 캠핑 인구가 늘면서 모닥불이나 가스레인지에 화상을 입는 사례도 자주 보고되고 있다.
물에 빠진 사람을 발견했을 때는 가능한 한 빨리 환자를 물에서 꺼내 안전한 곳으로 옮기는 게 중요하다. 또 주변 사람에게 부탁해 신속하게 119에 신고를 해야 한다.
송경준 서울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긴급 상황이 발생하면 누구나 당황하기 마련"이라며 "환자를 뭍으로 꺼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전문 구급대원이 한시라도 일찍 도착할 수 있게 119에 구조 요청하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물에 빠진 환자가 의식이 없거나, 팔·다리가 무기력하게 축 늘어져 있으면 경추(목뼈) 손상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목을 최대한 고정한 상태에서 환자를 옮겨야 한다.
심정지가 의심되면 기도를 확보한 후 심폐소생술을 적극적으로 시행해야 한다.
심폐소생술은 1분당 100∼120회 속도로 가슴 압박 30회, 인공호흡 2회를 반복하면 된다. 가슴 압박은 성인의 경우 5㎝, 어린이는 4∼5㎝가 적당하다.
송 교수는 "물에 빠진 환자는 구출 후 아무리 괜찮아 보여도 가능한 한 빨리 병원으로 이송해 검사를 받아야 한다"며 "증상이 호전되더라도 이차적으로 폐 등에 손상이 와서 심각한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휴가지에서 벌에 쏘였을 때는 침을 제거하고 냉찜질을 하는게 좋다. 또 소염제 등을 바르거나 복용하면 충분히 대처가 가능하다. 벌에 쏘인 피부는 대개 부어오르면서 아프고 화끈거리며 간혹 염증을 동반할 수 있으나, 심하게 곪거나 조직 괴사까지 진행하는 경우는 거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온몸에 피부 발진이 생기거나, 호흡이 거칠어지고 입술과 눈꺼풀이 부어오르면 '과민성 반응'을 일으키는 것으로 봐야 한다. 과민성 반응은 기관지를 붓게 하고 기도를 수축시켜 호흡곤란을 유발하기 때문에 신속하게 병원으로 옮겨야 한다.
뱀에 물렸다면 5~10㎝ 정도 떨어진 부위에 넓은 끈이나 손수건으로 묶어 독이 더는 퍼지지 않게 해야 한다.
곽영호 서울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입으로 뱀독을 빨아내거나 칼로 상처를 도려내는 게 응급처치로 좋다는 주장이 있으나 과학적인 근거는 전혀 없다"며 "대부분의 병원에 독 중화제가 있으므로 독이 퍼지지 않도록 조치한 후 응급센터로 옮기는 게 가장 훌륭한 응급처치"라고 말했다.
휴가지에서 캠핑을 계획하고 있다면 화상도 주의해야 한다. 화상을 입게 되면 일단 깨끗한 찬물로 화상 부위를 식히는 게 최우선이다.
적어도 15∼20분 정도 흐르는 찬물에 화상을 입은 부위를 씻어주거나, 찬물에 적신 깨끗한 거즈를 상처 부위에 덮어줘야 한다.
곽 교수는 "냉각 조치가 잘 될수록 화상으로 손상당한 피부의 면적을 최소로 줄일 수 있고 통증을 가라앉힐 수 있다"며 "민간요법이라고 해서 된장·고추장을 바르면 오히려 상처 부위가 더 오염된다"고 경고했다.
곽 교수는 "물집이 잡혔다면 2도 이상의 화상이므로 화상 부위를 수건이나 붕대로 덮고 그 즉시 병원으로 가야 한다"며 "화상으로 바로 생긴 물집은 새 피부가 돋아나는 데 도움이 되지만, 병원 외 장소에서 물집을 함부로 터뜨리면 상처가 덧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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