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호위무사 샌더스 부대변인…옹호 발언에 설전 불사
"편들 수 없는 일을 편들고 있다" 비판도 받아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연일 쏟아지는 미국 대통령의 '막말'에 각계가 아연실색했지만, 태연한 얼굴로 대중 앞에서 그의 편을 드는 '호위무사'가 있다.
연일 언론과 전쟁을 벌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는 그처럼 든든한 수호자가 없을 것이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거친 언사에 대해 정당성을 부여하며 일방적인 편들기를 하면서 일부 언론이 '가짜뉴스'를 생산한다고 비난하며 기자들과 설전도 불사한다. 백악관 부대변인 새라 허커비 샌더스(35) 얘기다.
샌더스 부대변인은 마이크 허커비 전 아카소 주지사의 딸이자 세 아이의 엄마다.
대학 졸업 후 바로 워싱턴 정가로 뛰어들어 정치 컨설턴트로 일했다.
2008년과 2016년 부친의 대선 경선을 도왔고 2016년 2월 트럼프 캠프에 합류, 수석보좌관으로 일했다.
그는 경질설이 끊이지 않는 숀 스파이서 대변인 대신 트럼프 대통령의 신임을 받는 인물로 통한다. 단호한 어조로 언론에 공격수 역할을 하며 브리핑 연단에 오르는 일도 잦아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부터 미국의 유력 언론과 대척점에 서 있었고, 언론 인터뷰보다는 트위터를 대화창구로 활용했다.
취임 초부터 진행된 '언론과의 전쟁'은 최근 최고조에 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브리핑 생중계를 금지하는 등 각종 취재 제한 조치에 나섰고, 특정 언론은 물론 특정 언론인까지 지정해 저급한 언어로 공격하기에 이르렀다.
샌더스 부대변인은 지난 27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CNN의 러시아 스캔들 오보와 관련, 기자들에게 설교를 늘어놓았다.
그는 "언론이 익명을 인용하고 소스도 없이(취재원도 밝히지 않고) 스토리를 만들어낸다"며 언론이 정직하지 않은 점이 미국인을 자극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틀 후 트럼프 대통령이 '미친', '사이코' 등의 언어로 방송진행자를 비난하는 트위터로 미국이 발칵 뒤집혔지만, 샌더스 부대변인은 태연하게 "더이상의 괴롭힘은 참을 수 없었다"며 "미국민들은 수수방관하며 아무 일도 하지 않는 사람이 아니라 전사(fighter)를 대통령으로 뽑았다"고 주장했다.
미 언론은 트럼프 대통령의 언사는 물론 샌더스 부대변인에 대해서도 비판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CNN은 이날 한때 홈페이지 메인 화면에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을 그대로 올려놓고 '이것이 미국 대통령의 트윗'이라는 제목을 달아놓았다.
워싱턴포스트(WP)는 폭언에 가까운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이 이제 더는 놀랍지도 않지만 이런 증오에 가득 찬 비난은 모두를 넋을 잃게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CNN은 샌더스 부대변인을 향해서도 "편들 수 없는 일을 편들고 있다"고 지적하고, '샌더스가 트럼프 트윗을 편들면서 완전히 잘못 이해한 7가지'라는 기사를 별도로 올리기도 했다.
CNN은 "전사는 싸워야 할 때 싸운다"고 비꼬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언론이 트위터 대신 입법 안건에 집중하길 바랄 것"이라는 샌더스 부대변인의 주장에도 "트럼프는 대통령이고 의제를 설정할 힘이 있다"며 스스로 트위터보다 입법안에 신경 쓰는 것만큼 좋은 방법은 없다고 맞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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