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일본 협박 안 통해…미국 주류 사회가 다 안다"
"소도시 브룩헤이븐 조명받아…애틀랜타에도 소녀상 추진하고파"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 "일본이 건드릴 수도 없고, 건드려봐야 막을 수 없습니다. 평화의 소녀상은 미국 주류사회가 다 아는 역사입니다."
애틀랜타 소녀상 건립위원회의 김백규 위원장은 30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 주 브룩헤이븐 시립공원에서 미 남부 최초로 '평화의 소녀상' 제막식을 연 뒤 이렇게 말했다.
김 위원장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위안부 이슈는 이제 일본과의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의 문제이고, 정치의 문제가 아니라 역사, 인권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가운데 진행된 이날 제막식 현장에서 일본의 극렬한 반대를 뚫고 소녀상을 건립하기까지 애써준 브룩헤이븐 시·시의회 관계자들과 애틀랜타 한인 단체 관계자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 일본의 집요한 방해공작을 뚫고 마침내 역사적인 평화의 소녀상을 제막했다. 그 의미를 평가해달라.
▲ 우리가 1990년대 이전에는 전혀 몰랐던 것, 수십 년간 모르고 있다가 피해자 할머니들이 세상에 터트려 알게 된 역사다. 앞으로 널리 사람들과 소통해 먼 미래에 다시는 반복되지 않아야 할 역사다. 그 점에 소녀상의 의미가 있다.
-- 일본의 반대 로비에도 소녀상 건립이 가능했던 원동력은 무엇인가.
▲ 일본 기업들이 (소녀상을 세우면) 조지아 주에 있는 사업체를 철수시키겠다며 미국 지방정부를 협박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들은 봉사하러 온 사람이 아니라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기업활동을 하는 사람들이다. 이들이 철수한다는 건 애초 어불성설이었다.
-- 브룩헤이븐 시의회 등을 상대로 실질적인 협박을 한 일본 기업이 있나.
▲ 캘리포니아 글렌데일에 소녀상을 세울 때도 일본이 그런 대응을 했다. 하지만, 아이스크림 가게 하나라도 철수한 게 있느냐. 우리가 애틀랜타 도심에 소녀상을 세우려고 하자, 일본이 그런 식으로 협박했다. 미국 주류사회를 협박한 것이다.
-- 일본의 로비가 이제 통하지 않는다는 것인가.
▲ (오늘 소녀상을 제막한) 브룩헤이븐 시 관계자들은 (일본의 협박이 통하지 않는다는 걸) 다 잘 알고 있다. 미국 주류 사회가 이제 다 아는 역사가 됐다. 일본이 이제 건드릴 수도 없고, 건드려봐야 막을 수도 없다.
-- 시노즈카 다카시 애틀랜타 주재 일본 총영사가 '위안부는 매춘부'라는 망언을 내뱉었는데.
▲ 아마도 일본 총영사가 (소녀상 제막을 앞두고) 막판에 '어떻게 해서라도 한 번 찔러보자'는 식으로 망언을 한 것 같다. 미국인들과의 모임에서는 번복을 했다고 하는데 갈팡질팡하는 모양이다. 진리는 언젠가 나타나는 것이고, 거짓은 금방 탄로가 나는 것이다.
-- 향후 소녀상 건립위원회의 활동 계획은.
▲ 우선 브룩헤이븐 시티가 생각만큼 작은 도시가 아니다. 인접한 곳이 애틀랜타이고 버케드라는 소도시와도 붙어있다. 소녀상 제막으로 브룩헤이븐이라는 도시도 뜨고 있다. 미주 전역에 걸쳐 브룩헤이븐에 알려졌다.
-- 제2, 제3의 소녀상을 만들 계획은.
▲ 사실 처음 애틀랜타 민권센터 자리에 소녀상을 시도했다가 실패한 뒤 실기를 하지 않았나 생각도 했다. 그래도 브룩헤이븐에 이렇게 세우니 감격적이다. 하지만, 여전히 애틀랜타 도심 민권센터 자리가 욕심이 난다. 올림픽파크가 있고 코카콜라 본사 전시장도 있어서 관광객이 많이 찾는 곳이다. 거기에 소녀상을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을 여전히 갖고 있다. 다시 한 번 시도해보고자 한다.
-- 소녀상이 세워졌고 마침 한미 정상회담이 열리는데 새 정부에 바라는 게 있다면.
▲ 워싱턴에서 동포간담회 때도 소녀상 관련 말씀을 드리고자 한다. 하지만 이건 국가 차원보다는 민간 차원에서 추진해야 한다. 일본에서 총영사가 나서서 망언을 한 건 우리 쪽에서 보면 이득이 된 측면도 있다. 국가 차원에서는 민간을 격려해주고, 우리가 사업을 강화하면 된다.
oakchu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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