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지원 NGO 등록제 시행 이어 활동공간도 통제
(제네바=연합뉴스) 이광철 특파원 = 등록제 시행 등 통제 정책으로 곤욕을 치르는 헝가리 시민단체들이 이번에는 최대 모임 공간마저 폐쇄될 위기에 놓였다고 AFP통신이 1일(현지시간) 전했다.
헝가리 수도 부다페스트 외곽의 허름한 건물에 입주한 오로라 센터는 유대인 커뮤니티의 지원을 받는 곳으로 유대인과 집시, 난민, 성소수자(LGBT)들의 모임이 열리는 곳이지만 최근 영업정지 처분을 받았다.
영업정지 처분은 이 센터에 입주한 바와 식당 등이 대상이 됐는데 센터 수익의 80%를 차지하고 있어 사실상 센터 운영이 막막해진 상황이 됐다.
이달 초 헝가리 의회는 외국 기관, 개인의 지원을 받는 비정부기구(NGO)는 법원에 등록하도록 하고 외국 지원을 받는 단체라는 점을 온라인과 오프라인 출판물에 적시하도록 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헝가리 출신 미국인 부호 조지 소로스를 겨냥한 조치였다.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는 소로스의 열린사회재단(OSF)이 유럽 난민 위기를 조종하면서 헝가리 정치에 개입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소로스 재단은 오로라 센터에 있는 단체들도 지원하고 있어 오르반 총리를 지지하는 쪽에서는 이 센터를 '헝가리의 소로스 본부'라고 비꼬기도 했다.
지난달에는 이 건물에 소로스를 비판하는 낙서가 등장했는데 우파 단체의 소행으로 추정되고 있다.
헝가리 당국은 기술적인 법 위반 사항이 있어 영업정지 처분을 내렸다면서 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오로라 센터 후원자 일부가 약물 소지 혐의로 기소된 뒤 이 건물을 압수 수색하기도 했다.
오로라 센터 아론 루카치 대변인은 AFP통신에 "센터는 법을 위반한 적이 없다"며 "경찰과 당국, 친정부 매체가 짜고 센터를 압박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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